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지만,
우리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 있으리라(이사 40,8).
우리는 주님과 함께 걸으면서 당연히 생각했던
주변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새롭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즈음 산을 걸으면,
땅에 떨어져 은은한 색깔을 드리우고 있는 낙엽이
자신들을 숨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자연의 섭리를 배우기 위해서
길을 따라 걸으면서 마음을 가깝게 가져갑니다.
자연의 순환 구조를 통해
우리는 아주 섬세하게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매우 자상하며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떨어진 낙엽 하나하나가 항상 자신들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과
조물주의 손길을 잘 표현합니다.
하느님은 항상 중요한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길은 항구하고 신뢰할만합니다.
새로운 꽃들이 피고, 열매를 맺고, 낙엽이 지고,
겨울의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자연을 통해
언제나 하느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숲 속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계절이 오고
죽음이 꽃들, 나무들 그리고 새들에게 찾아옵니다.
이 모든 것은 삶의 순환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솔길을 걷거나 산을 오를 때면 매번 이러한 과정들을 봅니다.
숲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곳으로부터 자라며
그리고 여전히 아름답게 살아 있습니다.
하느님은 죽음이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분임을
숲 속의 삶의 순환 구조를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치고 계십니다.
우리는 자연을 통해서 이러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드리우고 있는 숲 속의 나무들을 통해서 우리는 배웁니다.
나무들이 지닌 내면의 힘을 느낍니다.
커다란 바위틈으로 자라나는 소나무들, 갈라진 틈 사이로 뻗은 나무들이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아주 작게 만듭니다.
물을 찾기 위해서 밑으로 뻗은 뿌리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생명력은 나무처럼 강합니다.
바위 같은 장소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낭떨어지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반대편으로 가지들이 뻗어 있습니다.
이번 여름의 장마와 폭풍으로 크게 동강이 난
몇 그루의 상처 난 나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새롭게 돋아나기 위해서 뿌리를 땅에 내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껍질이 많이 벗겨진 나무들이 상처 난 곳을
서서히 덮으며 생존하기 위해 치유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들과 같이 치유되고 회복되는 존재들이라는 말입니다.
삶을 통해 여러 가지 시련과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많은 공포로 인해 우리 영혼이 상처를 입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영혼을 불구자로 만들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지만,
또한 우리는 고통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고
쓰러지지 않는 불굴의 생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을 통해 우리는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고통과 슬픔이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산의 정기가 담겨 있는 약수를 마시며,
자연이 주는 교훈을 되새기고,
우리는 서로가 용기를 주고
우리의 내면에 있는 것들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연을 통해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진리들을 발견합니다.
산 밑에서 정상의 가파른 곳에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삶의 어려운 시기동안
우리의 발걸음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큰 바위 밑, 경사가 가파른 미끄러운 바위를 건널 때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서로 손을 잡아주면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삶의 여정을 통해서 함께 이것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는 기쁨처럼 우리의 고통을 들을 수 있는
공감력 있는 귀를 가져야 하고,
길이 험할 때 지탱할 수 있는 강한 어깨와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길에서 잡아 줄 수 있는 손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길을 같이 가고자 선택한 사람들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거룩한 현존을 보여 주는 하느님의 길입니다.
하느님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우정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분께서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이사 40,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