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펌- (70) 초저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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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8-12-24 | 조회수48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작성자 이순의(leejeano) 작성일 2004-02-18 오후 8:18:03
2004년2월18일 연중 제6주간 수요일 ㅡ야고보1,19-27;마르코8,22-26ㅡ
(70) 초저녁 이순의
ㅡ생존ㅡ 거리는 활기차다. 밝은 대 낮보다도 더 생기가 돈다. 어둔 골목의 러시아워는 상가 조명등이다. 반짝 빤짝 번쩍 뻔쩍 현란한 춤을 춘다. 오랜만의 저녁 풍경이 낯설어 있다. 네발 달린 수레차가 언제 이렇게 많아졌지? IMF때도 수레차가 많아졌었는데 오늘밤은 더 많게 느껴진다. 호떡장수, 붕어빵장수, 생선장수, 사탕장수, 튀김장수, 양말장수, 옷 장수, 상 장수....... 버스 정류장 노상에서 뻥튀기 아줌마가 졸고 있던데, 골목 안의 뻥튀기 아저씨는 미니트럭 옆에 서성인다. 노점도 경쟁률이 높겠구나! 수레 차는 골목에 숨겨두고 판을 벌려서 푹석 주저앉은 야채장수 아저씨 아짐씨도 있다. 해님 아래서도 거기 그 자리에 머물렀을 텐데. 네온 불빛 아래서 더 처연하게 빛난다. 혼자 또는 둘이! 사노라고 바쁜, 지칠 수 없는 생존의 전략들이 용트림하고 있다. 백억 대의 돈들이 우습게 쏟아져 나오는 말 많은 뉴스는 상관할 필요도 없다. 나 여기 서서 호떡 하나 팔아야 하고, 너 거기 서서 자반고등어 한 손 사야 한다. 먹고도 살아야 하고, 아이들 학비도 줘야하고, 단칸 가게 자리라도 잡아야 하고, 집칸이라도 늘려야 하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ㅡ무엇이 좀 보이느냐? 마르코8,23ㅡ
2008년12월22일 오후 5시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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