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 12. 26 금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사도6,8-10;7,54-59 마태10,17-22
"사랑의 보일러"
날씨가 추우면 마음도 저절로 추워지는 법입니다.
하느님은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의 보일러입니다.
늘 이런 사랑의 보일러를 지니고 살 때 따뜻한 사람입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성 스테파노
늘 이런 하느님 사랑의 보일러로 충만한 사랑을 사셨던 분입니다.
“첫 순교자 스테파노에게 천국 문이 열렸고,
그는 승리의 월계관을 받았도다.”
참 축복된 죽음입니다.
스테파노의 뜻은 월계관이라 합니다.
스테파노처럼 천국 문이 열리고 승리의 월계관을 받아쓰는 것,
누구나 소망하는 바일 것입니다.
몹시 추운 겨울 날씨이지만 성당 안은 참 따뜻하여 좋습니다.
그러나 만약 성당의 기름보일러에 기름이 없어 보일러가 꺼지면
성당은 밖과 똑같이 추운 냉방이 될 것입니다.
추운 세상에도 사랑의 보일러가 끊임없이 작동하여
성당과 같은 따뜻한 마음의 사람도 있을 것이며,
사랑의 보일러가 꺼져 냉담한 냉방과 같은 신자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 방은 따뜻한 사랑의 방입니까,
혹은 사랑의 불 꺼진 차가운 냉방입니까?
안에서 무너지면 밖에서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보일러 늘 타올라야 무너지지 않습니다.
내면에 사랑의 불 꺼지면 몸도 마음도 무너져 내리기 마련입니다.
오늘 1독서의 스테파노의 적대적인 외적 박해 상황은
차가운 겨울 날씨를 방불케 합니다.
이런 절망적 상황에서도 은총과 능력과 성령으로 충만했던
스테파노의 내면은 그대로 그 누구도 무엇도 끌 수 없는
타오르는 사랑의 불이었습니다.
주님과 일치할 때 마음은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의 불이 됩니다.
어둡고 추운 세상을 밝히고 따뜻하게 하는 사랑의 불입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늘 주님의 사랑과 하나 되어 살았던,
순교의 죽음을 앞 둔 스테파노의 고백입니다.
끝까지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로
승리의 월계관을 받은 성 스테파노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역시 제자들에게 스테파노처럼
어떤 박해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항구할 것을 신신당부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아버지의 영이 우리 마음을 끊임없이 사랑의 불로 타오르게 합니다.
이 아버지의 영이
우리에게 분별의 지혜를 주며 항구히 인내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더불어 끝까지 사랑의 불로 타오르며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순교적 고통의 삶을 살고 있는지요.
그 어려운 시련 중에도
내면에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의 보일러 주님을 지녔기에
추운 세상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매일 거행되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마음을 사랑의 불로 끊임없이 타오르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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