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스승의 위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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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현아 | 작성일2009-01-12 | 조회수898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연중 제 1 주간 월요일 - 스승의 위로 제가 보좌 신부를 할 때 복자회 본원에서 지,청원, 수련자들에게 성경강의를 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신학생 때는 성경을 전공했기 때문에 로마에서 함께 공부하던 수녀님을 통해 부탁을 해 온 것입니다. 그러나 첫 해 보좌 생활이 너무 바빴기 때문에 좀체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새 사제의 불타는 열정으로 해 드리겠다고 수락했고 결국 쉬는 날인 월요일 아침마다 강의를 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한 이유는 월요일마다 모임이 많았기에 아침 일찍 하지 않으면 모임에 참석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일까지의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월요일은 아침미사 하고 한 숨 자는 것이 꿀맛이었는데 그 주간부터는 새벽미사가 끝나자마자 차를 몰고 서울 청파동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매 주 한 시간 반의 강의를 마치고 내려오면 간신히 동기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월요일 날도 쉬지 못하니 정말 피곤할 것 같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제관에서 오전 내내 잠을 자던 때보다 더 힘이 났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다시 나오기 전까지 거의 2년을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그들에게 강의를 하였습니다. 육체적으로는 그렇게 힘들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 제게 힘을 주었습니다. 사실 신자들에게 강론시간에 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말 깊은 부분과 자세한 부분들은 일일이 강론에서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신자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지루해 한다던가, 관심 없어 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강론은 쉽게 핵심적인 것을 삶에 비추어 해야 합니다. 그래도 어려워하거나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되겠다고 앉아있는 그 자매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은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보물을 발견한 것과도 같습니다. 쉬지 않고 한 시간 반을 이야기해도 열심히 받아 적고 질문도 하는 등 가르치는 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사실 신자들에게 얻을 수 없는 만족을 그들을 통해 얻었었습니다. 많은 신자들도 힘을 주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지만, 그들이 주는 만족은 그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복음전파를 시작하시며 첫 네 명의 직업이 어부였던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저는 그 자매들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왜 복음 선포를 시작하는 동시에 제자들을 부르셨는지 이해가 갑니다. 물론 당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아 그들을 온전히 당신의 후계자로 가르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입니다. 당신이 수난하시는 날까지 제자들은 완전하게 되지 못하여 모두 도망쳐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제자들은 예수님께 큰 위로가 되었음을 확신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던 것을 제자들에게만 따로 설명해 주시는가 하면 제자들과만 함께 계실 때 특별한 것들을 더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들에게는 이렇게 비유로만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에게는 따로 일일이 그 뜻을 풀이해 주셨다.” (마르 4,36) “예수의 일행이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 지방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이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그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따로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마르 9,30-31)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런 숨겨진 말씀들을 따로 해 주시며 만족하시고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셔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실 때 모든 이들은 예수님을 떠나갔지만 제자들만은 예수님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믿고 사랑했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어렵다고 모두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셨지만 끝까지 당신께 남아있는 제자들을 보며 위로를 받으셨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도 부활하여 나타나신 예수님을 ‘스승님!’이라고 부릅니다. 열심히 배워 제자가 된다는 말은 곧 사랑한다는 말이고 스승에게 커다란 위로를 줍니다. 과연 우리들은 예수님께 위로를 주는 제자들입니까, 아니면 꼭 필요한 것만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반 신앙인들입니까? 우리도 예수님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믿어주고 사랑하여 그 분에게 위로가 되는 제자들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로마에서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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