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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 2 -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5 조회수808 추천수7 반대(0) 신고
 
 

고통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 2


   상당히 좀 철학적으로 너무 심각하게 여러분들 진행될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저는 상당히 문학적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겁니다.


   오늘 우리는 비바람 속에 이렇게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자연세계는 언제나 기상변화들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폭풍우들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상변화가 심하지 않은 그런 온유한 계절 속에 살아가는 마을이라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변화들은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눈보라가 있게 되고요. 여름이 되면 오늘처럼 비바람 치는 폭풍우가 있게 되고요. 때로는 우박이 동반된 폭풍도 있습니다. 눈보라치는 것은 영어로는 스노우 스톰, 비바람 치는 폭풍우는 레인 스톰, 그 다음에 우박이 동반된 폭풍은 헬 스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하나 같이 다 스톰이라는 말을 넣고 있습니다. 폭풍이라는 말을요.


   이렇게 자연 기상 속에는 여러 가지 폭풍들이 항시 있습니다. 그렇게 온화하고 따스한 날씨 같았는데 즉시 비바람이 몰아치고 추워지는 식으로요. 급변하는 변화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모습이 우리 생에서도 존재합니다. 이름 하여 생의 풍파들입니다.


   우리 생애에 존재하는 폭풍들이지요. 어느 날 전화가 '따르릉' 울리더니 들려오는 말이 있습니다."지금 경찰서에 좀 오셔야겠습니다. 댁의 아드님을 서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하루 수고를 다 마치고 집에 돌아왔더니 부인이 보이지 않는데 책상위에 편지 하나가 놓여 져 있습니다. 편지를 뜯어 읽어보니 "나는 이제 당신을 떠납니다. 더 이상 나를 찾지 말아요. 이제 모든 것은 끝장났습니다.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하는 식의 편지를 보게 됩니다.


   한 주일 전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이제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종합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서…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말씀드리기 참으로  죄송하지만 참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이미 직장암 말기입니다." 얼마나 우리 생에서 풍파들이 많은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풍파들이 갑자기 휘몰아치는 겁니다.


   따뜻했던 봄 날씨가 갑자기 비바람 치는 겁니다. 오랜 세월 꿈이었던 것이 한순간에 박탈 당 한다던가 교통사고가 나서 갑작스럽게 죽는 날까지 움직이지 못하는 불구가 돼서 방안에 누워 있어야 한다던가, 최선을 다해서 땀 흘려 일하고 있지만 부도가 나면서 온 가족이 피해 다녀야 한다던가, 억울하게 모함을 받아서 사회에서나 직장에서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 매장이 된다던 가…


   이러한 생의 풍파들이 밀려 왔을 때, 우리들이 순간적으로 외치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왜?", "어째서?" 우리 신앙생활이 성숙하든 성숙하지   않든, 우리 신앙생활이 굳든, 굳지 않든, 이런 생의 풍파가 밀려 왔을 때, 우리가 내뱉는 질문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어째서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이런 일을 ?"


    "왜 하느님께서는 필요한 도움들을 주시지 아니하고, 적절한 시간에 개입하지 아니 하시고 왜? 이런 일들을 나에게 허락하시는가" 하는 질문들입니다.


   또 생의 풍파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는 것이 있다면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 했길래?",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 했길래, 이렇게 휠 췌어에 앉아서 한평생을 보내야하는가?"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내 어린 자식이 죽어야 하는가?"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길래 저런 배우자와 결혼해서 한평생 고생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산사태가 났을 때 왜 우리 집만 무너져서 가족이 몰사해야 됐는가?"


   특별히 신앙생활을 해오시면서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아니 하느님은 사랑뿐이시다." 라는 이 사실을 믿었던 분이 있다면 "왜?" 라는 질문과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라는 질문은 더 절실하고 더 강합니다.


   "왜?" "왜?" "왜?",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 질문이 반복돼서 나오는 겁니다. 신앙생활이 깊으면 깊은 만큼 이 질문들은 더 실감나고 더 반복되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편안할 때는 결코 체험할 수 없는 애기입니다. 하지만 생에 풍파가 밀려왔다면 그 누구도 이해되지 못합니다. 그 누구도 이해가 되지 못합니다.


   고통 앞에서 우리가 외치는 말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아니면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런 외침들은 하나같이 내가 고통의 희생물이 되었다는 겁니다. 내가 고통의 희생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서를 통해서 인생의 깊이를 좀 더 심화시키기 때문에, 성서의 인물들이, 하느님을 믿고 의지했던 성서의 인물들이 갑작스럽게 생의 풍파 앞에 놓이게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좀 봐야겠습니다.

 

                       ♠ 예수회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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