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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뱀과 비둘기의 조화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0 조회수934 추천수19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4주간 금요일 - 뱀과 비둘기의 조화

 

 

 

몸이 안 좋은 저의 동기신부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를 본 의사선생님은 동기신부에게 왜 젊은 사람이 몸을 이렇게까지 만들었느냐며 버럭 화를 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라면 몇 년밖에 살 수 없다고 협박을 하였습니다.

겁이 난 그 신부는 여러 다른 병원에서 같은 검사를 하였습니다. 물론 결과는 거의 같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의사 선생님은 그 신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며 열심히만 치료하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낼 모래 죽는다는 의사 선생님보다 희망과 위로를 주는 의사 선생님께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도 무서운 사제보다는 자비롭고 온유한 사제가 되어야 신자들이 편하게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곧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신부가 여동생의 옷을 사주기 위해 백화점에 들어갔습니다. 한 매장에 갔더니 판매원이 그 신부의 아래위를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손님은 상체보다 하체가 짧기 때문에 칠보바지는 피하시고 짧은 반바지나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는 바지를 입으셔야겠습니다."

그 친구는 허리에 철심을 박았기 때문에 상체가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조금 고르는 척 하다가 다른 가게로 옮겼습니다.

그곳 판매원은 정반대였습니다. 친절 그 자체였고 모든 것에 있어서 칭찬만 해 주었습니다. 동생이 옷을 입고 나오자 또 완전 잘 어울린다며 마치 동생을 위해 만든 옷 같다고 칭찬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오빠가 볼 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결국 오빠는 이전의 냉철하게 판단해 주었던 판매원이 있는 가게로 가서 옷을 사기로 했고 그 사람의 조언에 따라 옷을 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좋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것은 하나의 성격의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다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콘을 보면 어떤 이콘은 예수님의 양쪽 얼굴을 다르게 그려놓은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왼쪽은 자비롭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고 오른쪽은 무섭고 정의로운 모습을 지니게 그린 것입니다. 이는 작가들이 실제로 예수님의 한 얼굴에 자비와 정의를 일부러 그려 넣은 것입니다.

하느님에겐 자비와 정의가 공존합니다. 마치 조화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반된 성격의 것이지만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그 두 성격을 완전히 소화하시는 것입니다.

만약 인간이 자비와 사랑만을 강조하게 된다면, 오리게네스와 같은 신학자들이 빠졌던 것과 같이 마지막 날엔 지옥이 사라지고 마귀들까지도 하느님께서 구원해 주신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고, 정의만을 강조하게 되면 길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만을 소리치게 될 것입니다.

 

저도 한방과 양방의 병원을 오가면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데 한방에서는 양방에서 치료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부분만을 보려고 해서 그렇다며 자신들은 내부와 외부의 전체적 기능에서 오는 이유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치료함으로써 이명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턱과 목과 척추까지 틀어져서 턱 밑의 긴장된 근육이 신경을 눌러 이명이 들리는 것 같다며 전신 척추의 사진을 찍어오라고 하였습니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달라고 했더니 귀가 안 좋은데 척추는 왜 찍느냐며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식으로 한방의 의술을 좋지 않게 말했습니다.

제가 볼 때는 한방과 양방이 각자의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둘이 합쳐지면 서로 보완해 주면서 더 완전한 치료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성격이 더 좋고 저 성격이 더 나쁘고 한 것은 없습니다. 그것이 지날 칠 때 나빠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서로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뱀과 같은 면과 비둘기와 같은 면을 동시에 지닐 것을 명령하십니다. 뱀처럼 슬기로우면서도 비둘기처럼 온순한 면을 모두 지니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래야 균형 잡힌 사람이 되어 하느님을 닮게 됩니다. 이 균형은 바로 나와 상반되는 성격을 인정하고 그것 안에서 장점을 찾아내어 나에게 적용시키려고 노력하는 데서 얻어집니다. 세 명이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나와 다른 모든 사람이 나의 스승이 될 수 있습니다. 모난 성격의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도 지나친 것은 버리고 모자란 것은 채워나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 나갑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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