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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 [유관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9 조회수566 추천수1 반대(0) 신고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10,7-12)

-유 광수신부 -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 내어라.

 

오늘 복음은 예수님이 열 두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분부하신 말씀이시다. 즉 사도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들의 사명을 알려주신 말씀이다.

과연 사도들이 사람들에게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면 그 소식을 듣고 기쁘게 받아들일까? 가끔 전철에서 "예수를 믿으십시오. 예수 믿고 천당에 가십시오."라고 외치는 사람을 볼 때가 있다. 그러나 나를 비롯하여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이 지나쳐 가거나 아니면 이상한 사람이라는 눈빛을 주면서 지나간다. 사실 "하늘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 사는 일도 바쁜데 무슨 하늘 나라에 대해서 생각할 틈이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하늘 나라에 가서 행복하게 사는 일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하루 24시간을 지내면서 하늘 나라에 대해 생각하고 지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또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거의 이 세상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가를 생각하며 살지 하늘 나라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으며 하늘 나라에 가서 산다는 것을 갈망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이처럼 "하늘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 이처럼 하늘 나라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한다는 일이 과연 의미 있는 일인가?라는 회의를 갖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과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사실 우리 자신들도 하늘 나라에 대해 말하면서 이 세상에서 좀 착하게 사는 이야기 이외에 새로운 것을 이야기 하지 못한다. 그리고 하늘 나라에 대해 사람들이 호감을 갖을 수 있도록 재미있고 기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우리 자신들도 아직까지 하늘 나라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그리고 가까이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서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눈으로 확인되고 기뻐하고 놀랄 수 있는 일들을 하라고 분부하셨는지 모른다. 즉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표지로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살려 내고 불치의 병이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나병 환자들을 깨끗이 고쳐 주고 마귀들을 쫓아 내도록 하셨는지 모른다.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에 대해 기뻐할 것이고 놀라워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만 두더라도 아마 복음을 선포하는 우리 자신부터도 놀랄 것이다. 그러니까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살려내며 나병환자들을 고쳐 주는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어야 한다이런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라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할 수 있고 또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듣고 믿을 것이다.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오늘 복음을 전하는 일은 얼마나 신이 나고 보람있는 일이겠는가?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교회는 사람들로 넘쳐날 것이고 예수님이 음식을 먹을 겨룰 조차 없었다고 할만큼 성직자 수도자들은 교회를 찾아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눈코 뜰새없이 바쁠 것이다. 교회를 짓는 일도 쉬울 것이며 시노드 같은 번잡스러운 일도 필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오늘 날 교회가 또 복음을 선포하는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지만 앓는 이들을 고쳐주지도 못하고 죽은 이들을 살려내지도 못한다는 데 있다. 이런 기적이 일어나야 할터인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들도 힘 빠지고 교회에 나오는 사람도 아무런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또 놀라지도 않는다. 아무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니 하느님한테 받은 은혜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못한다. 그래서 모두가 맥빠지고 조금 교회에 나오다가 이런 저런 핑계를 되고 떠나가고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 교회가 안고 있는 어려움이다. 아니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포해야하는 하늘 나라란 무엇인가? 무엇을 선포한다는 것인가? 과연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살려내고 나병환자들을 깨끗이 고쳐 주고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하늘 나라란 하느님이 계시고 하느님의 법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이고 그 하느님의 법은 복음이다. 따라서 하늘 나라를 선포한다는 것은 복음을 선포한다는 것이다. 하늘 나라란 이 세상의 법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가 아니라 하느님의 법인 복음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이다. 지금까지 이 세상의 가치관, 행복관에 의한 삶에서 복음의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나라이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이 선포하신 복음에 의해 내 삶의 의미를 깨닫고, 내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 지를 깨닫는 삶이다. 복음을 모르는 것이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병이며, 복음에 의한 새로운 삶을 살지 않고 세상 것에 얽매여 살고 있는 것이 죽은 이들이며 나병 환자들인 것이다. 반대로 이 세상 것에 의한 삶이 아니라 복음에 의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앓고 있는 병에서 치유 받는 것이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남이며 나병에서 깨끗이 치유 받는 것이다

 

사도들은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가까이 온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각자가 해야할 일이다. 소를 강가에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하지는 못한다. 마찬가지로 사도가 하늘 나라를 가까이 가져다 줄 수는 있지만 그 가까이 와 있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일은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가까이 와 있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일은 선포된 복음을 깨닫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복음을 내 마음에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그 때부터 서서히 그 동안 내가 앓고 있던 병들이 치유되고 죽었던 내 영혼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며 나병이 깨끗이 낫고 마귀가 나가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오늘 우리 안에서 이런 기적이 일어나도록 복음을 올바로 알아듣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해보자. 그러면 반드시 하늘 나라란 어떤 나라인지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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