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고생한 만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8 조회수1,059 추천수17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4주간 수요일 - 고생한 만큼

 

 

오늘 주교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교구청 가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마침 아프리카 수단에서 선교하는 신부님도 휴가를 얻어 함께 주교님께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몸이 좋지 않아 치료차 한국에 들어온 것인데 선교하는 신부님이 고생하시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먼저 외모에서부터 큰 차이가 났습니다. 그 신부님은 검게 그을려 아프리카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생한 얼굴을 지니고 있었고 살도 많이 빠졌지만, 저는 아프다고 해서 들어 온 사람이 얼굴은 통통하고 몸이 안 좋은 티가 전혀 안 나는 모습으로 앉아있었습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저는 깨작깨작 먹었지만 그 신부님은 정말 몇 년 만에 한국음식을 먹는 듯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주교님과 교구청 신부님들의 질문 공세는 당연히 그 신부님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남들 다 하는 공부 외에는 특별히 이야기를 할 것이 없는데, 그 신부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목숨을 건 모험담을 가득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는 저도 아예 그 신부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고 있었습니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에서 농사를 짓고 동물을 기르고 새끼를 치고 또 몸보신 위해 직접 잡아먹기도 한 일들, 또 한국에서 보내 온 가방을 나누어주기 위해 은총표 다섯 장을 모으면 그 가방을 주었는데 그것을 안 학생들은 그 가방을 받기 위해서 학교도 가지 않고 산속에 가서 나무를 잔뜩 해 가지고 와서 집에 장작이 산더미같이 쌓였던 일, 또 은총표를 받기 위해 전갈을 수 없이 잡아왔다는 아이들, 워낙 작고 숨이 막히는 비행기를 탄 덕분에 비행기 공포증이 생겨서 잠자다가도 좁은 곳에 갇혀있는 느낌에 자꾸 잠을 설친다는 이야기, 또 40도가 넘는 곳에서 있다가 에어컨 나오는 한국 오는 비행기를 타서 바로 감기가 들려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로 추정되어 승객 중 첫 번째로 끌려 가 몇 시간 동안 검사를 받아야 했던 이야기들 등등 정말 본인은 고생스러웠겠지만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밌기도 하면서 그런 고생으로 선교를 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워졌습니다.

가끔 신부님들이 제가 말을 하지 못하자 한두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저는 간단하게 대답하는 것 외에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었고 그 신부님에 비하면 어쩌면 너무 편하게 지내다 놀러온 것 같아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들이 정말 자신을 소진해가며 주님을 전하는 선교를 위한 순교자들이었습니다.

 

각자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주님의 뜻을 이루고자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누가 보더라도 더 고생하는 쪽이 더 위대해 보이고 또 그 고생 덕분으로 할 이야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주교님 뵙고 할 이야기도 없었는데 다행히 그 신부님이 있어서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너무나 멀쩡해 보여서 몸이 안 좋아 들어와야 하는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그 신부님은 워낙 고생을 많이 했고 겉보기에도 쉬어야 할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그 당위성을 입증할 필요도 없이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들 마지막 순간에 주님 앞에 갔을 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주님을 위해 많은 고생을 하여 당당하게 그 분 앞에 가서 고생한 이야기들을 실감나게 들려드릴 수 있겠지만 또 어떤 사람은 주님께 불림은 받았지만 딱히 할 이야기가 없어서 주님의 나라에 들어와야 할 당위성만을 강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파견하십니다. 열두 사도들에게 각자 더러운 영들을 제어하고 병을 고치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어떤 사도들은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바쳐가며 노력했지만 그 안에는 가리옷 유다처럼 예수님을 팔아넘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똑 같이 뽑아주셨고 똑 같은 권능을 주셨지만 나중에 주님 앞에 나설 때는 천차만별의 모습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누가 그 분을 위해 더 고생을 하며 살았느냐에 좌우될 것입니다.

노력은 씁니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답니다. 아주 단순한 진리이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도 어느 새 안주하려는 자신을 발견하는 우리로서 항상 끝이 어떻게 될지를 잘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