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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스라엘" - 7.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7 조회수498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7.7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창세32,23-33 마태9,32-38

                                                                
 
 
"이스라엘"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작아도 강한 것은
하느님과 겨루어 이겨내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은
야곱과 자기를 동일시하기 때문입니다.
 
하여 이스라엘 나라의 사람들은
하나하나가 이스라엘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갑니다.
 
이스라엘은 나라이름이면서 동시에
이스라엘 나라 사람들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진정 믿음의 사람은 하느님의 전사이자 또 하나의 이스라엘입니다.
 
언제가 어느 형제님과의 대화 내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대화 중 점심 식사 시간이 임박해지자
밖에 나가 함께 식사 할 수 없겠느냐는 의사 타진에,
저는 공동생활의 규칙상 나가기가 참 곤란하다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곧 그 형제의 순박한 반응이었습니다.

“수사님, 꼭 군대생활 같군요.”

짧은 한 마디가 새삼스럽고도 고맙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듣고 보니 수도생활이 꼭 군대생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가 없는 평생 현역의 하느님의 군대입니다.
 
마침 얼마 전 동창신부들이 회갑 기념으로 한복을 해줬는데
좀처럼 입을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잠자는 동안을 빼놓고는 거의 대부분을
하느님의 전투복인 수도복을 입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몸에 배어 참 편리한 하느님의 전투복인 수도복입니다.
 
우리 수도자들뿐 아니라
삶의 전투 현장에서
믿음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용감한 자매들을 보면
꼭 군인 같다는 생각이 들 곤 합니다.

오늘 1독서 창세기의 야곱은 참 훌륭한 하느님의 전사입니다.
 
첫 구절을 읽는 순간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에사오 형을 피해 도망갈 때는 홀 몸 이었는데
주렁주렁 식솔들을 달고 금의환향하기 때문입니다.
‘그 무렵 야곱은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건널목을 건넜다.’

얼마나 억척스럽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하여 하느님의 축복을 가득 받은
집념의 사나이이자 믿음의 사나이인 야곱입니다.
 
에사오 형과의 상봉에 앞선 두려움으로
혼자 남아 밤새 하느님과의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야곱입니다.
 
전통적으로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자 싸움으로 이해합니다.
 
이런 하느님과의 싸움이자 자기와의 싸움인 기도에 충실할 때
삶의 영적 전투에서도 승리합니다.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끝까지 붙들고 늘어지겠다는 야곱의 집념에
마침내 항복하는 하느님이십니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믿음의 승리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은
하느님의 불퇴전의 용사인 야곱입니다.
 
사실 저의 매일 강론 역시
새벽마다 하느님과 겨루어 이겨낸 결과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과 더불어 축복을 받아낸
억척스런 믿음의 전사 야곱입니다.
 
하느님과의 전투 중 엉덩이뼈가 다쳤다는데
말 그대로 영광의 상처요, 상처받은 치유자 야곱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과의 전투에 승리한 후
떠오르는 태양 빛을 받으며 걷는 모습은 얼마나 장엄한 아름다운지요.
 
‘야곱이 프니엘을 지날 때 해가 그의 위로 떠올랐다.
  그는 엉덩이뼈 때문에 절뚝거렸다.’

하느님은 빛나는 태양으로 야곱을 비추시며 그의 승리를 축하하십니다.
 
다리는 절뚝거릴지언정
마음 속 걱정과 불안, 번민은 말끔히 사라져
푸른 창공 빛나는 마음이 된 야곱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역시
불퇴전의 하느님의 용사이자 새 이스라엘입니다.
 
마귀를 축출하신 후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십니다.
 
끊임없이 영적전투를 펼치시며 온갖 병마를 퇴치하시고
본래의 건강을 되찾아 주시는 하느님의 용사 주님이십니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하느님의 마음으로,
가엾이 여기는 연민 가득한 사랑으로 무장한
하느님의 용사 주님이심을 봅니다.
 
오늘도 주님은 새벽성무일도에 이은 미사를 통해
하느님과 겨루어 이겨낸 하느님의 전사 이스라엘인 우리들을
당신 생명의 말씀과 사랑의 성체로 무장하여 삶의 전쟁터에 파견하십니다.
“주님, 당신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저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나이다.”(시편36,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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