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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87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5 조회수387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 대축일]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7-22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 대축일입니다. 오늘 영명 축일을 맞이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를 드리며 특히 저를 주님께로 인도해 주시고 영세를 주신 방상복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축하인사를 드리며 오늘 묵상을 시작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사람들을 조심하여라."는 당부 말씀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너희는 사람들에게 박해를 받을 것이다'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해를 받는 이유에 대하여는 나 때문에, 내 이름 때문에 박해를 받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지금 우리가 박해를 받고 있다면 예수님의 오늘 말씀이 진실 됨이 증명되는 것이고, 저희들이 박해를 받고 있지 않다면 예수님의 말씀이 틀리셨거나 아니면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는 것은 예수님은 곧 길이요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은 그릇된 것은 파하고 바른 것이 드러나게 하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험난한 길입니다. 바른 길을 알려주는 사람들은 그릇된 것을 알려주며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박해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교회는 세상의 우두머리에게는 말 한마다 못하고 침묵하거나 칭송을 하고 있으므로 절대 박해받을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자비와 사랑이 전부였다면 절대 박해를 받을 일이 없으므로 박해에 대하여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처럼 박해를 받을 것을 미리 알려주신 것은 파사현정의 많은 가르침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으며 사회의 잘못된 구조에도 그 이유가 있으므로 전자의 처방이 사랑과 자비의 실천이라면 후자의 경우에는 파사현정이 그 처방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 교회는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해를 받을 때에는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하였습니다. 거짓을 말하는 자는 다른 거짓을 말하기 위하여 노심초사하며 다음 말을 준비하겠지만 진실을 말하는 자는, 진리를 말하는 자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실을 말하고 진리를 말하는 것 그 이상의 다른 말은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하신 말씀은 이런 진실 된 소리가 바로 아버지의 영이며 성령의 소리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하는 이런 일은 이보다 더한 일도 수없이 일어날 수 있지만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이 말씀의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이므로 예수님의 뜻을 따르다가 이런 경우를 당하는 자식이 있다면 이분이야말로 성인 중에 성인일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자랑스러운 이런 훌륭한 조상님이 계십니다. 이 땅에 우리 천주교가 전래된 것은 그 누구보다 이벽선생님의 공이 지대하다 할 것입니다. 최초의 박해사건으로 기록된 것은 명례방 사건이며 이때에 양반집 자제는 모두 훈방되었고 중인 출신인 김범우 토마스만 단양으로 귀향을 가서 순교하셨지만 옥사 또는 처형을 당한 경우가 아니므로 최초 순교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벽선생님은 이 당시 훈방되었으나 뜻을 굽히지 않자 부친이 집에 감금하여 굶겨 죽였거나 독극물에 의하여 죽음을 당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당시 사인은 병사로 기록되어 복자의 반열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조상의 제사는 물론 성묘까지 금했던 지금과는 다른 가르침을 따르다가 순교한 이 땅의 많은 순교자들에게 지금 우리는 그분들을 순교자로, 성인으로 추앙하고 있지만 우리 교회는 그분들께 사죄를 해야 합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순교한 것은 당시 집권세력의 잘못 때문이지만 우리 교회의 이런 잘못된 가르침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다가 순교하였는데 그 가르침이 잘못되어 추후 바뀌었다면 교회는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가정을 해 봅니다. 다산 정약용선생님이 신앙을 지키시다가 순교의 길을 택한 것이 옳은 길인지, 아니면 그분의 선택이 옳은 길이었는지는 우리 신앙인의 입장에서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그분이 당시 순교하셨다면 우리는 그분의 위대한 유산을 이어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다산 선생님께서 그 길을 택한 것은 저 같은 범부의 입장에서 논하는 자체가 그분에게 대한 결례일 것입니다.

파사현정의 길을 걸으시다가 목숨을 잃으시고 박해를 받았던 각 분야에 많은 선각자들이 계셨기에 오늘 우리가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그릇됨을 파하고 올바름이 드러나게 하는 길은
좁은 문으로 향하는 험난한 길이고 박해의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지금의 우리 교회는 박해는커녕 성역이 되어 불가침의 특권을 받고 있습니다.
성역에 안주하는 길이 옳은 길인지, 박해의 험난한 길을 걸어가야 옳은 길인지
부디 성령님께서 저희를 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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