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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 7.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4 조회수50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7.4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창세27,1-5.15-19 마태9,14-17

                        
 
 
                          
 
"새 부대에 새 포도주를"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이 물음이라면 주 예수 그리스도님은 답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해명되는 삶의 신비입니다.
 
세상 시련과 고통의 한 복판에
십자가와 부활의 주 예수 그리스도님이 계십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참 당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어찌 성경뿐이겠습니까?
 
혼란 중에 가닥이 잡히지 않는 당혹스러운 세상사들은
또 억울하게 겪는 어려움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새벽 독서 시 다윗과 밧세바의 불륜이 그렇고
미사 중 창세기 독서 내용이 그렇습니다.
 
레베카와 야고보 모자의 교활한 공모에
어처구니없이 속아 넘어가 축복을 빼앗기는
이사악과 에사오 부자의 경우가 참 공분을 느끼게 합니다.
인간 판단의 잣대를 넘어서는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이런 모든 부조리한 일들은 모두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잣대로 하느님의 섭리를 재단할 것이 아니라
판단은 일단 유보하고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게 지혜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생각을 헤아려갈수록
우리의 마음 또한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사람마다 성향도 운명도 다 다릅니다.
 
세상에 똑같은 성향의, 똑같은 운명의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같은 부모를 둔 에사오와 야고보의 형제의
성향이나 운명 또한 판이하지 않습니까?

각기 하느님께 선물 받은 고유한 인생입니다.
 
비교할 것도 부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자기 성소에, 운명에 끝까지 충실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신비입니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 쓸모없다 버릴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끊임없이 당신 구원 섭리의 역사를 펼쳐 가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레베카와 야고보의 공모 역시 당신 구원 섭리의 방편으로 활용하십니다.
 
어수룩하게 속아 넘어가는 하느님 같지만
모두는 하느님 수중에 있는 섭리의 도구들일뿐입니다.
 
사실 다윗과 야고보는 그 후에
얼마나 혹독한 시련과 정화의 과정을 겪었는지요.

끝까지 하느님을 찾아야, 붙들어야
절망과 허무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무의미와 무기력의 늪에 빠지지 않습니다.
 
자비와 은총의 하느님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체험해갈수록 자유로워집니다.
 
인간의 모든 잣대를 초월해
자신의 구원 섭리를 펼쳐 가시는 참 자유로운 하느님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자유를 그대로 사신 분이 주 예수 그리스도님이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의 자유로운 면모가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왜 스승님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느냐는,
기존 관념의 잣대로 재단하려는 요한의 제자들에 대한 주님의 답변입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관습에 따른 타성적인 단식이 아니라
단식의 때 단식하고,
지금 여기서 주님과 함께 기쁨과 생명 충만한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늘 새로운 마음에
매사 주님의 눈으로 새롭게 보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새 마음의 새 부대에
말씀과 성체성혈의 새 포도주를 담아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찬양하라. 좋으신 주님을.”(시편135,3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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