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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체 환영, 개인 사절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4 조회수491 추천수7 반대(0) 신고
 
 

단체 환영, 개인 사절 - 윤경재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헝겊에 그 옷이 땅겨 더 심하게 찢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 다 보존된다.”(마태9,14-17)

 

 천국 문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고 합니다. “단체 환영, 개인 사절” 그리고 베드로 성인께서 자리를 지키고 계시다가 두세 명 이상 되는 단체로 입장할 때만 통과시켜 주신다고 합니다. 개인이 지나가려고 하면 내쫒아 버리시고 더 기다렸다가 네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한 모퉁이에서 기다리라고 명령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국 문 옆에는 자기를 찾아주는 사람이 올 때까지 학수고대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혹시 그곳이 연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한의 제자와 바리사이들은 하느님 나라에 자기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단식이라든가 십일조 등 자기들이 정해 놓은 규정에 충실해야 된다고 여겼습니다. 바리사이라는 말뜻이 남들과 구별된 사람이라는 것을 볼 때 얼마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늘 남들과 차별된 행동을 드러내기를 좋아 했습니다. 기도와 단식도 나는 이렇게 합내하고 온갖 자랑을 하면서 낯빛을 어둡게 꾸미며 시행하였습니다. 자기들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라 취급하고 함께 상종하지 못할 천민으로 업신여겼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런 사람일수록 손을 내밀어 잡아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죄인이라 낙인찍은 사람들이야말로 병든 이들이므로 내치지 말고 치유해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도움이 절실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얼마나 많은 이를 돕고 치유하였는지에 따라 천국 문을 수월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단식과 기도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훈장처럼 남에게 드러내 보이려 하지 말고,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만 직접 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작 드러내야 할 일은 주님께서 이 세상에 들어오시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입니다. 신랑을 맞이한 기쁨을 온 세상에 알리라는 것입니다.

  바로 앞 장 복음에서 마귀 들린 사람 둘이 예수께 나와 “때가 되기도 전에 저희를 괴롭히시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 하고 외쳤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마치 예수께서 와 계시지 않은 것처럼 혼동을 일으키려는 수작입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유혹하는 목소리입니다. 엄연히 와 계시는 분을 눈앞에 두고서도 별 이상한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바리사이와 요한의 제자들은 어리석게도 지금이 어떤 때인지 잘 몰랐던 것입니다. 새로운 때가 된 것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혹시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귀 들린 사람처럼 예수님을 뵈었으면서도 아직 때가 아니라고 우기는 것은 아닌지요. 아니면 여전히 눈이 어두워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바리사이처럼 행동하고 있지나 않은지요. 지금은 오히려 성령의 때입니다. 진리의 성령, 기쁨의 성령이 활동하시는 때입니다.

  지금은 성령으로 하나 되어 손에 손을 잡고 단체로 천국 문을 통과할 그날까지 천상의 전례를 예행 연습하는 때입니다. 심지어 천국 문에서 외롭게 도움을 기다리고 섰을 영혼에게까지 손을 내밀어야 하는 때입니다. 새로 빚은 포도주를 개봉할 그날에 모두 함께 둘러 앉아 감사의 잔을 마실 수 있도록 기다리며 숙성시키는 때이기도 합니다. 지금 농익은 포도주 향기가 코끝에 맺혀있군요. 우리의 삶에 이웃을 초대한다면 질 좋은 포도주가 샘물처럼 흘러 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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