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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29 조회수1,187 추천수21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

 

 

 

저와 이야기가 아주 잘 통하는 수도자 한 분이 계십니다. 저는 저희가 성격이 비슷해서 이야기가 잘 통하는지 알았습니다. 기회가 되어 우리 서로의 MBTI (성격유형검사) 검사 결과를 놓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서로 거의 반대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혼자 있으면 힘을 얻는 분이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자꾸 자신 속으로 들어가는 내성적인 성격인데 반해 저는 외향적이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을 얻는다고 나왔습니다. 또 저는 지극히 이성적이라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은데, 그 분은 매우 감성적이라 일을 판단할 때 감정적으로 결정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대신 그 분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느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동감하며 들어주고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는 말을 하지 않지만, 저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개의치 않기 때문에 말을 함부로 하여 다른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는 성격이었습니다. 그 분은 스스로 너무 자신을 이상적으로 생각해서 죄의식에 빠지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처에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을 고쳐야겠지만, 저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존중하며 함부로 말하는 것을 고치고 또 사람을 일보다 더 중요시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성향을 지녔는데 저는 그 분과 아직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가는 것을 느낍니다. 남자가 동시에 여자일 수는 없듯이, 또한 한 사람이 동시에 상반되는 성격을 지닐 수 없듯이 혼자 완전한 인간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도 그래서 세 분이 한 몸이 되듯이, 인간 또한 본질적으로 서로 관계 맺으면서 완성되도록 창조 된 것입니다.

 

로마의 성당을 돌아다니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베드로와 바오로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당의 벽화나 모자이크, 심지어는 동상까지도 이 두 분은 마치 부부와 같이 함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분이 서로 합쳐져야 온전한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두 분은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출신부터가 베드로는 무식한 어부였고 바오로는 로마 시민권을 지닌 바리사이파 출신이고 당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로마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십자가형에 처해졌고 바오로는 로마 시민이었기 때문에 칼로 목이 베어졌습니다.

베드로가 처음부터 예수님을 따랐다면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사람이었고,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반할 정도로 강하지 못하였다면 바오로는 열정 하나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베드로가 감정적인 사람이었다면 바오로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으로 성경에 바오로 서간이 그렇게 많은 이유는 그 분이 편지를 매우 신학적으로 쓰셨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베드로는 자신의 민족을 사랑하여 유다인들을 위해 전교하기로 하였지만 바오로는 유다인들 외에 이방인들을 선교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따라서 한 사람은 유다인을 또 한 사람은 유다인 아닌 사람들을 위해 사도가 되기로 결심하였기 때문에 이 둘이 합하여져야 모든 민족을 위한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만으로도 바오로만으로도 완전하지 못합니다. 완전히 다른 이 두 사람이 합쳐져야 비로소 온전한 모든 인류를 위한 교회가 됩니다. 그래서 그 두 분은 영원히 함께 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끼리 서로 다른 것과 그 하는 행동이 틀린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합니다.

‘다른 것’은 둘을 더 완전하게 해 주고 ‘틀린 것’은 서로 바로잡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조화를 이루며 교회가 발전하도록 처음부터 섭리하셨습니다. 만약 우리 주위 신자가 하는 일이 틀린 것, 즉 죄가 아니라면 그것은 나와 다르더라도 교회를 더 풍성하게 하는 것이니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틀린 것이라면 서로서로 바로잡아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한 번은 바오로가 베드로를 나무란 적이 있었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과 식사를 함께 하고 있을 때 베들레헴에서 그리스도인들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오자 베드로가 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을까봐 밥 먹다 말고 살짝 자리를 뜨는 것을 바오로가 보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그리스도인이 된 이상 더 이상 구약의 할례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사도답게 행동하지 않자 바오로는 교회의 수장인 베드로를 심하게 나무랍니다. 왜냐하면 그 행동은 사람에 따라 ‘다른’ 행동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틀린’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늘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에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부부처럼 함께 축일을 지냅니다. 그들이 작은 성인들이어서가 아니라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되어 함께 협력할 줄 아셨기 때문이고 그렇게 이 두 분이 교회의 기초를 닦으셨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집단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이 모여 틀린 것들을 서로 바로잡아주면서 모두가 하나를 이루어가는 집단입니다.

혹시 주위의 신자가 죄짓는 것도 아닌데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고, 혹은 틀린 일을 하는데도 남 일인 것처럼 그냥 눈감아버린 일은 없는지 살펴봅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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