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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6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09 조회수344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10주간 화요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15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16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산상설교의 첫 말씀인 진복팔단은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인지를 알려준 총론적인 말씀이라면 이하 말씀은 이를 실천하는 각론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론에 해당하는 첫 말씀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하셨습니다. 첫 번째로 하신 이 말씀은 우리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하셨습니다. 이렇듯 예수님의 가르침은 내세적 관점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를 말씀하고 계시며 소금의 짠 맛은 음식물의 부패를 방지하고 배추를 절일 때에는 기를 죽이는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소금의 짠 맛이 상징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부패되는 것을 막고 하늘의 뜻을 모르고 역주행하는 사회 지도층의 오만방자한 기세를 억제하는 역할을 다하고 또한 우리 자신을 성찰하여 잘못된 점은 시정하라는 가르침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회도, 우리 신앙도 아무 쓸모가 없으므로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우리 사회의 현실 문제에 관여하면 우리 교우들이 오히려 더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교우들의 시각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오직 예수님의 눈으로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여 잘못된 점이 있으면 소금의 역할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침묵하는 우리 교회 지도자들은 어떤 복음 말씀을 중시하여 침묵하고 있는지 이에 관한 복음 말씀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어제 복음에서도 교회는 불의에 항거하며 모욕과 박해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으며 오늘은 이 길을 마다하면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지도자들은 우리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침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오늘 가르침은  이런 침묵이 오히려 교회를 사람들에게 짓밟히게 할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교회의 정치적 중립을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 더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교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파에 대한 호, 불호를 떠나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다른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흘러간다면 이를 지적하는 것이 교회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교회가 이런 소명을 다하였을 때에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하신 말씀에 부끄럽지 않은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우리 온 인류를 어둠에서 광명으로 인도하는 계시의 빛으로, 그늘진 곳에서 비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따스한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 빛이 함지 속에 감추어져 있다면 그 빛을 감춘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이고 우리 교회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대학교수들을 비롯하여 여러 지식인 계층에서 시국선언문을 연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불교계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도 15일 15시에 명동성당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고 하므로 늦은 감은 있지만 오늘 복음에 충실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민주화과정에서 적지 않은 공을 세웠으며 이로 인해 명동성당은 민주화 성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런 자랑스러운 전통 때문에 우리 교회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500만의 신자를 자랑하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내부적으로는 이에 앞장선 성직자분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으므로 교회에서마저 박해를 받아야 예수님의 가르침을 진실되게 따르는 길이 아닌가 하는 그런 묵상도 해봅니다.   

이처럼 우리 교회와 우리들이 세상의 소금이 되고, 세상의 빛이 되어야만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우리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잘못된 행실을 보고 오히려 냉담하거나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음을 반성하는 오늘 복음이 되기를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저희와 저희 교회에 대하여
세상의 소금이 되고, 세상의 빛이 되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아무 쓸모가 없어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하셨습니다.
이런 가르침에 충실한 우리 교회가 되고,
교회의 이런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저희가 되어
우리 교회와 저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 교회를 찾는 발걸음이 날로 늘어날 수 있도록
빛의 성령님께서 저희를 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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