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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28.강론"사도 시몬과 유다 축일)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28 조회수2,078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6,12-19(사도 시몬과 유다 축일)

 

오늘은 사도 시몬과 유다(타대오)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열두 사도를 뽑으신 장면을 이렇게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루카 6,12-13)

 

마치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를 시나이 산으로 불러올리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산으로 불러올리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습니다.

그렇습니다그분께서 먼저 부르시어 뽑으셨습니다그러기에누가 뽑혔느냐보다 누가 뽑았는지가 그들의 정체성과 사명을 결정짓습니다왜냐하면, ‘부른 이가 누구인가에 따라응답한 이의 삶이 바꾸어지기 때문입니다곧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이는 대통령이 부여한 일을 하며 대통령의 영광을 입은 것이고,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이는 하느님의 일을 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입은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도를 뽑으시기에 앞서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밤을 새워 기도하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누가 사도로 적임자인가 고심하셨다는 뜻일까만약 그렇다면사도들 중에는 신분이나 자격이나 능력 등 내놓을만한 이들이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대체 무엇이 그들을 사도로 뽑은 기준이 되었을까?

사실우리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본다면그들이 사도로 뽑힐만한 충분한 조건들을 가진 자들로 보이지 않습니다특별히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 그렇고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열혈 당원 시몬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예수님께서는 밤 새워 누구를 사도로 뽑기에 적합한가를 고심했다기보다어떤 제자가 하느님의 뜻인지 기도하셨음을 말해줍니다.곧 하느님의 뜻을 찾고자 기도하셨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곧 예수님께서 밤 새워 기도하셨음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자 하셨음을 말해줍니다곧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둘을 뽑으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밤 새워 기도하여 뽑은 이들은 능력 있고 자질이 뛰어난 이들이 아니라하느님의 뜻에 따라 뽑힌 이들인 것입니다그들은 사도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춘 거룩한 이들이었기에 뽑힌 것이 아니라당신께서 뽑으셨기에 거룩한 사도들이 된 이들입니다.

그들은 겉으로 보기에이름 없는 무명인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뿐만 아니라그들은 뽑힌 후에도 여전히 특별한 내력을 전해주지 않습니다.마치, “사도란 모름지기그렇게 이름 없이 주님의 뜻을 위해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나 하듯이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성 유다와 시몬도 그렇습니다우리는 사도 시몬이 카나 출신으로 열혈당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뿐다른 내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사도 유다도 마찬가지입니다그는 단지 타대오곧 용감한 자라고 불렸다는 사실 뿐다른 내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마치, “사도란 모름지기이름 없이 주님의 뜻을 위해 살다가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해주기나 하듯이 말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모퉁이 돌이십니다,”(에페 2,20)

 

그렇습니다사실교회는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기둥이 건물을 지탱해주고 있다면그 기둥을 받치고 있는 것이 기초라 할 수 있습니다그런데그 기초는 잘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가 않습니다.

그러기에대단히 겸손하지 않으면 튼튼한 기초가 될 수가 없고또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그 엄청난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교회의 기초인 사도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로 뽑혔나 봅니다마치 기초가 건물을 떠받들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듯이그처럼타인을 떠받들면서도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말입니다바로 그래서 그들은 기초가 되었나 봅니다.

이처럼, ‘기초는 타인을 떠받들면서도 자신은 드러내지 않듯이사도들은 교회공동체를 떠받들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겸손한 이들을 당신의 사도로 부르시고 파견하고 계십니다겸손한 이들은 세상에 녹아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를 뽑으신 다음,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군중들 속으로 들어가십니다그들과 함께 세상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해 나가십니다.

우리도 겸손한 자 되어예수님과 함께 세상 안에서 그분의 뜻을 실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하고 싶은 바를 하는 것이 아니라,하라 하신 바를 행하고,

아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알려주신 바를 선포하는 겸손함을 주소서!

이름 없이도 사랑하고드러나지 않아도 당신 뜻을 실행하며

이 세상에 당신의 나라가 드러나게 하소서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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