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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순교와 선교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6-24 조회수911 추천수11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세례자 요한 탄생 대축일 - 순교와 선교

 

 

 

보통은 성인들이 순교하신 날이나 돌아가신 날을 축일로 지냅니다. 하느님나라에서 빛나는 별과 같은 영혼으로 새로 태어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유독 세례자 요한만 탄생일을 순교일보다 더 크게 기념하고 대축일로 지냅니다. 그 이유는 그분의 탄생 자체가 그만큼 신비로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성모 마리아께 나타나기 6개월 전에 성전 성소에서 향을 봉헌하고 있는 사제 즈카리야에게 나타납니다. 즈카리야는 그 늦은 나이에 아기를 갖게 된다는 천사의 말을 믿지 않아 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바로 오늘 즈카리야는 10개월 동안의 벙어리 생활을 청산합니다. 사람들이 아기의 이름을 즈카리야로 부르려고 하자 즈카리야는 글 쓰는 판에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습니다. 요한은 천사가 일러준 이름입니다. 즈카리야는 비로소 천사의 말을 믿고 신앙을 고백한 것입니다. 이 때 그의 혀가 풀리고 하느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성경에는 이 사건을 본 이들의 반응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주님의 말씀을 단순하게 믿는 것이 순교입니다. 왜냐하면 그 믿음 안에는 자신을 죽이는 비움과 순종이 있기 때문입니다. 즈카리야는 처음에 자신의 뜻을 버릴 수 없었으나 요한의 탄생 때야 비로소 아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아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이름을 줍니다. 이렇게 자신을 죽이는 순종적인 믿음으로 하느님을 사람들 앞에 드러내게 된 것입니다.

 

이 자기 비움을 통한 계시의 완전한 모델은 물론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신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게 해 줍니까? 바로 아버지의 사랑을 보게 해 줍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돌아가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을까요? 바로 인간의 죄에 대한 보속을 당신 아들이 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죄를 없애기 위해서 당신 외아들을 죽이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위해서는 아들의 동의가 있어야 했고 아들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뜻을 위하여 자신을 낮추시며 죽기까지 순종하셨기에 우리는 그 아들의 죽음을 보면서 아버지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을 위해 당신 뜻을 버리시고 아버지께 순종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셨듯이, 즈카리야도 자신의 뜻을 죽여 하느님의 뜻을 보여주었기에 모든 사람이 놀라서 요한과 하느님의 뜻을 바라보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믿음이란 곧 자기 비움의 순교이고, 순교란 곧 하느님을 보여주는 하나의 계시이고 이렇게 하느님을 보여주는 계시가 곧 선교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처음부터 사람들을 자신에게 이끌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사람처럼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고 따듯하게 입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육체의 욕망을 거스를 수 있는 힘은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도 있지만 ‘절제’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이 우리 안에 계시지 않으면 우리는 육체의 욕망을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이렇게 성령이 충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어머니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을 때 이미 세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찼고 태중의 아이는 기쁨으로 뛰었습니다. 어머니가 성령으로 가득 차니 그와 한 몸인 태중의 요한도 성령으로 가득 찬 것이고 예수님은 이렇게 태중에 계실 때부터 당신의 ‘선지자’를 미리 준비시키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세례자 요한은 태어날 때부터 원죄가 없이 태어나게 된 것이고 그래서 예수님은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큰 이는 없다.’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을 자신에게 오게 하였지만 자신이 메시아라고 결코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가게 하였습니다.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강한 햇빛으로 나오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것처럼 태양은 새벽의 여명을 미리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태양이신 예수님은 당신을 감당할 수 없는 우리의 눈을 위해 여명인 세례자 요한을 미리 준비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태양이 뜨면 여명은 더 이상 존재 할 수 없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세례자 요한도 자신은 점점 작아져야 하고 그리스도는 점점 커져야 하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모든 제자들과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께로 가고 자신은 칼에 순교하여 사라지는 것을 기쁨으로 여겼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사라짐으로 그 뒤에 계신 분을 볼 수 있게 해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비움, 즉 순교로 하느님을 계시하는 것은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성령의 힘이 아니면 자신을 낮추고 비우고 죽이는 순교의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기름이 없으면 자동차가 가지 않는 것처럼 성령으로 충만하면 그 힘으로 자신을 죽이고 그리스도를 증거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리스도께서는 이런 자기 비움으로 당신을 증거한 이들을 하느님나라에서 얼마나 높이 올리시겠습니까?

 

지금 세례자 요한은 당신의 소명을 완성한 이유로 하늘에서 가장 큰 별들 중의 하나로 빛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하늘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는 것이 이 세상에서 자신을 죽여 가장 작은 사람이 되는 것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성령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오늘 그분 탄생 축일에 우리도 성령 충만한 영혼으로 새로 태어나는 하루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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