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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음을 건너가는 진리의 위력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16 조회수502 추천수7 반대(0) 신고
 

 

죽음을 건너가는 진리의 위력 - 윤경재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요한15,18-21)

 

  며칠 전에 선종한 장영희 마리아 교수는 자신의 장례식에 와서 도움을 줄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애썼으니 식사를 대접하라고 미리 용돈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 봉투를 받은 학생들은 작은 도자기 컵을 구어 교수의 사랑과 뜻을 소중히 간직하기로 하였답니다. 또 어느 문인은 자기 장례식에서 읽을 답사를 미리 작성했는데 그 내용이 하도 재미있어 장례식에 온 친지들이 무슨 유머 한 마당을 보는 듯했다고 합니다. “ㅁㅁ 형, 오늘은 술 한 잔 걸쳤어도 눈물짓지 마시게나...... ~에서 빨간 바지를 입고 커피를 파는 한 쪽 눈이 찌뿌둥한 아줌씨가 한 분 있습니다. 천 원짜리 커피 한 잔 하고 9백 원만 준 적 있습니다. 이자까지 쳐서 일만 원을 외상값으로 지불하되 흰 봉투에 넣어 예를 잘 갖추기 바랍니다. ~집 아줌마 속곳 주머니에도 단단히 한 뭉치씩 넣어 주기 바랍니다. 어쩌다 찾아가도 늘 잊지 않고 막걸리 한 사발을 서비스하여 내 비위를 잘 맞춰 주었던 분입니다. ... 그러고 보니 맘에 걸리는 사람이 왜 이리 많습니까?”

  소크라테스는 사약을 마시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친구에게 “여보게,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자네가 대신 갚아주게”라고 말한 뒤 숨을 거뒀습니다. 의술의 신에게 마지막 감사의 예물을 바치고 떠나겠다는 유머입니다. 그는 다른 신을 섬기고, 아테네 청년들을 부패시킨다는 모함을 받아 죽어 가지만, 자신의 죽음을 두고 유머와 관용으로 그 깊은 죽음의 심연을 건너간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을 고백하고 아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아테네의 청년들에게 그 진리를 깨우치라고 외쳤습니다. 가식이 아니라 참 진리에로 이끌었습니다. 그는‘인간이 무엇인지’와 ‘인간이 무엇인체 하는지’ 그 가식을 드러내 보였을 따름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진리 듣기를 거부하고 그 진리의 파괴력에 놀란 것입니다.

  예수께서도 당신의 죽음을 앞에 두시고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 말씀으로 진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남은 제자들에게 박해와 죽음을 대면하는 자세를 가르쳐주십니다. 세상은 늘 힘으로 통제하고 타인을 굴복시키길 원하지만, 예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서 뽑아 주셨기 때문에 때 묻고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이다. 세상은 진리의 파괴력에 놀라 너희를 미워하겠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참 진리에로 나아가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진리는 아빠 하느님을 아는 데 있습니다. 세상의 중심이 힘의 지배와 통제에 있지 않고 사랑과 용서와 자발적 수용에 있다는 것을 알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죽음이 닥쳐와도 괴롭거나 두렵지 않으며 죽음을 더는 무로 만드는 소외가 아니라 건너감의 마당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죽음의 예식이 비록 이별의 아픔을 지녔지만, 다시는 슬프지 않은 위로와 유머의 잔치 마당으로 바꿀 줄 압니다.

  세상이 너희를 속이거나 미워하여도 원망하거나 흔들리지 말라는 부탁은 사랑과 용서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말씀입니다. 바로 예수님의 근원이 어디서 출발하는지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자신을 보낸 아버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떠나가는 존재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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