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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활한 소통을 위해" - 5.1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14 조회수483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5.13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제 베네딕도 수도자 모임 시
옆 분들은 재미있게 웃고 있는데
저는 잘 듣지 못해 영문을 몰라 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문득 귀가 먹어 말을 듣지 못한다면,
또 시력을 잃어버려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귀가 있다고 다 듣는 것도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것도 아닙니다.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육신의 귀, 육안이 어두면
마음의 눈, 심안이라도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육신의 귀가 어두우면 마음의 귀라도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겸손해야 마음의 눈도, 마음의 귀도 밝아집니다.

하여 아무리 좋은 음악도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면 무의미한 소음에 불과할 뿐입니다.
 
아름다운 환경에
시흥(詩興)이 발동해 시가 나오기도 하지만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면
그저 무의미한 환경에 불과할 뿐입니다.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관심 따라 보며,
귀가 있어도 다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 관심 따라 듣습니다.
 
하여 똑같은 말이나 음악을 들어도 생각은 다를 수 있고,
똑같은 것을 보아도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 인간의 한계요,
‘아 이래서 소통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뿐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보는 눈이, 드든 귀가 다르면,
소위 코드가 맞지 않으면
소통에 어려움을 겪어
그냥 참고 지내거나 헤어지기도합니다.
 
하여 같은 신앙을, 같은 관심사를 지닌다는 것이
소통에, 또 함께 사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여기 사는 우리 수사님들 다 달라도
하느님을 찾는 다는 관심사가 같기에,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믿음으로 살아가기에
소통이 가능하여 함께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다 달라도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소통이 가능하여
비로소 열매 풍성한 공동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 머무르고
주님 역시 우리 안에 머물러
성령께서는 서로의 마음 문을 여시어
소통을 촉진시킨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구체적 시간이
매일 끊임없이 계속되는 미사시간이요 성무일도 시간입니다.
 
서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주님 안에 머무르는 공동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주님을 떠나서, 주님 없이는 진정한 소통은 불가능합니다.
 
하여 함께 살며 소통하는 데
갈수록 중요하게 부각되는 믿음, 희망,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주님 안에 머무르고 주님의 말이 우리 안에 머무르면,
즉 주님과 하나 되어 소통이 원활하면
우리의 모든 청원은 다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과의 소통과 함께 가는
형제들 간의 소통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진정한 대화는
독백(mono-logue)도 아니고,
둘만의 대화(dia-logue)도 아닌
주님과 함께하는 셋의 대화(tri-logue)로
기도의 성격을 띤다 합니다.

오늘 사도행전을 보십시오,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유다인들의 편벽된 사고에 이의를 품고
해결을 보려고 예루살렘의 사도회의에 참석합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 사는
권위 있는 공동체로부터 지혜를 얻기 위한 것입니다.
 
사도들과 원로들은 이 문제를 검토하려고 모였다 합니다.
 
이런 주님 안에 머물러 사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에
활발히 활동하시는 성령께서
소통을 원활케 하시어
분명히 최선의 결론이 도출시켜 주실 것입니다.
 
하여 교회 내에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공의회(시노드)가 개최되곤 합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라.”

서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입니다.
 
끊임없이 주님 안에 머물러
마음의 귀를, 마음의 눈을 열고 환히 깨어 사는 것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르고
주님 또한 우리 안에 머무를 때
성령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주님과 일치, 형제들과 일치를 이루어주시어
저절로 원활한 소통입니다.
 
바로 매일의 이 은혜로운 미사은총이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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