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12 조회수1,906 추천수2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5월 12일 부활 제5주간 화요일
 
 
 Peace I leave with you; my peace I give to you.
Not as the world gives do I give it to you.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or afraid.
(Jn.14.27)
 
 
제1독서 사도행전 14,19-28
복음 요한 14,27-31ㄱ
 
 
우연히 달력을 보게 되었습니다. 새벽 묵상 글을 시작한 지 벌써 11년째 되었지요. 이 새벽 묵상 글과 거의 동시에 인터넷 방송도 시작되었으니, 인터넷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사실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전해주는 것 같지만, 제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얻고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이 모습대로 계속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몇몇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몇 분 계십니다. 자주 전화를 하시고, 또 자주 E-Mail을 보내십니다. 또한 먼 곳에서 사심에도 불구하고 우리 성당 미사에 매번 참석을 하십니다. 저한테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할 일이지요. 그런데 그 관심이 너무나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적인 사랑에 대한 말씀을 하십니다.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이지요.

부족한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시는 주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이 자리에 누구보다도 만족하고 있으며, 이 사제의 길을 결코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녀간의 사랑을 떠올려본 적도 없습니다.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주님과의 사랑이 더욱 더 중요하니까요.

이런 제가 누구를 사랑하겠습니까? 그것도 애를 가진 유부녀를 또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자매님을 사랑한다니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말을 지금까지 계속 무시하면서 살았습니다. 이야기해봐야 그 자리에서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가도 다시 이렇게 말하니까요.

‘신부님, 신부님께서 겉으로는 이렇게 말씀하셔도 본래는 그렇지 않다는 것 잘 알고 있어요. 저는 언제나 기다릴 수 있어요.’

그래서 무시하면서 몇 년을 살았습니다. 그분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서요. 그런데 어제 어떤 신부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저한테도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에게 그러한 오해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특히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마치 제가 사랑 고백을 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새벽 묵상 글과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사랑의 예수님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저의 큰 착각이며 교만이었음을 이제야 느낍니다. 저의 능력으로써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능력으로만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고 말씀하시지요. 그러나 저는 주님의 평화와 사랑을 전하기보다는, 세상의 평화와 사랑을 전하려는 마음을 간직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10년 넘게 진행했던 인터넷 방송을 이제 그만 두겠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안에서의 활동은 최대한 자제 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새벽 묵상 글은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 가졌었던 겸손했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교만과 이기적인 마음으로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음을 반성합니다. 다시금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최대한 낮춘 예수님처럼 살겠다는 다짐을 감히 이 자리에서 해봅니다.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다(세네카).




아버지의 식사(‘좋은 글’ 중에서)

막 가게 문을 닫으려는데 한 초라한 행색의 남자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 여자는 '식사 안됩니다'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어쩐지 그들에게는 밥을 차려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담배에 찌들었음직한 초라한 아버지가 주문을 합니다.

"여기 돼지 불고기 백반 1인분 줘봐요."

그 여자는 한밤중에 1인분의 식사를 주문하는 그 아버지와 아들을 바라봅니다. 아마도 그 1인분의 식사에 담긴 뜻은 뭉클할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마주앉은 것 같은데도 두 사람은 별로 말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연신 반찬이며 고기를 아들 앞에 밀어주었습니다.

"애비가 처음 밖에서 사주는 거지? 많이 먹어라."

고기가 구워지자 아버지께 같이 드시자고 권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애비는 금방 먹고 왔어." 하면서 자꾸자꾸 반찬이 떨어져 쏟아질 만큼 아들에게로 가까이 밀어주었습니다. 아마도 아들은 아버지와 멀리 떨어져서 자취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푸짐한 상을 오랜만에 대하는 것처럼 아들은 그 여자가 차려준 식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워낙 많이 차려낸 상이어서 음식이 조금 남았습니다. 고기도 남긴 채로 아들이 숟가락을 놓자 아버지는 더 먹으라고 권했지요. 아들은 정말 배가 불러서 더 못 먹겠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아버지는 그 여자에게 밥 한 그릇만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아들이 남긴 고기와 밥 한 그릇을 엎어 썩썩 비빈 후 그 밥을 다 먹었습니다.

가난한 그 아버지의 식사, 먹고 왔다고 그렇게 손을 홰홰 내젓다가 아들이 남긴 밥 한 그릇을 엎어서 고픈 배를 채우는 아버지의 식사를 바라보던 아들의 눈에서는 기어이 눈물이 떨어졌습니다.
 

바로가기http://www.bbadaking.com/

어느 맑은 날 - 전수연
 Secret Garden -You Raise Me Up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