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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말씀 전례의 중요성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10 조회수502 추천수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
말씀 전례의 중요성

 


 

어렸을 때 친구 집에 갔다가 큰 개가 묶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온순하여 모두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저도 웃으며 개를 쓰다듬어 주는데 그 개가 갑자기 돌변하여 저를 물려고 해서 놀라 넘어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온순하던 그 개가 저에게만 왜 그리 화가 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인데 개를 보며 웃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웃는 얼굴을 보고 호감을 갖는 것은 사람이지, 개는 사람이 웃으면 치아가 드러나기 때문에 자신을 공격하려고 하는 줄 알고 자신도 이빨을 드러내며 공격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에 대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상대를 알고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개는 인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격적인 관계는 맺을 수 없는 것입니다.

 

어느 날 어떤 아주머니가 저희 집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집 문을 열 줄 아는 것과 또 얼굴이 낯이 익은 것을 보니 어머니 친구분이 틀림없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조금 있다가 들어오시니 조금 기다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허락도 없이 안방으로 쑥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안방에서 어머니가 나오셨습니다.

아니? 아까는 안 계셨는데?’

알고 보니 지금 들어오신 그 아주머니가 어머니였던 것입니다. 그 날이 어머니께서 가발을 처음 쓰셨던 날입니다. 가발만 쓰셨을 뿐인데도 저는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머니가 가발을 쓰신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알아보았겠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미리 예상치 못하면 잘 아는 사람도 알아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아직은 없다고요? 매번 미사 때 성체를 보며 예수님이라 고백하면서 본 적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오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비롯해 마리아 막달레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보고도 그 분을 못 알아보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십자가에서 그렇게 처참하게 돌아가셨던 분이 자신들 앞에 버젓이 살아서 함께 걷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모세와 예언서를 통틀어 당신에 관해 예언되어 있는 많은 것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십니다. 이것은 미사 때 말씀의 전례와 같은 것입니다. 말씀의 전례가 약해지면 성찬의 전례도 약해집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성경말씀을 풀이해 주시지 않았다면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도 그 분을 알아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말씀으로 가슴이 뜨거워졌기에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말씀의 전례가 약해지면 성체에 대한 믿음도 줄어들기 때문에 성체를 온전히 예수님으로 알아볼 수 없게 됩니다.

개신교가 말씀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가톨릭은 성사를 너무 강조하게 되어 미사 때 성체를 영하는 것이 핵심인 것처럼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성체에 대한 온전한 인식 없이 하는 영성체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합니다. 영성체를 위해 말씀의 전례가 더 강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8장에는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령이 갑자기 필립보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인적이 드문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가는 길로 가라고 일러주십니다. 필립보는 사람도 다니지 않는 그 길을 왜 가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성령님께서 원하시니 그 길을 따라갑니다.

그러다보니 마차를 하나 보게 됩니다. 성령님은 그에게 그 마차에 다가가라고 일러주십니다. 필립보는 그대로 합니다. 그 마차에 가서 가만히 들어보았더니 그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이사야서를 읽고 있습니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양처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어린 양처럼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정당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굴욕만 당하였다. 지상에서 그의 생애가 끝났으니 누가 그의 후손을 이야기하랴?”

, 그가 읽고 있었던 것은 이사야서 53장 야훼의 종 마지막 노래입니다. , 야훼의 종이 우리의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고통을 받고 죽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필립보는 그 내용을 이해하느냐고 물어봅니다. 그 사람은 에티오피아 재정관리 내시였습니다. 그는 누가 나에게 설명해 주어야 알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이 내용에 나오는 내용이 예언자가 자신을 두고 한 말인지 다른 누군가를 두고 한 말인지를 묻습니다.

필립보는 그 내용이 바로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위해 수난하고 죽으시고 부활하셔야 하는 내용임을 말하고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권합니다. 그 내시는 바로 가마에서 내려 세례를 받기를 청합니다. 필립보는 그에게 바로 세례를 줍니다.

 

이 이야기도 마치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눈을 말씀을 풀이해 주면서 열어주셨던 것처럼, 필립보도 에티오피아 재정관리 내시를 말씀을 통해 눈을 열어주고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내용입니다.

성체를 자주 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그리스도를 만나 친교를 이루기 위해서는 말씀을 통해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함을 잊지 말도록 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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