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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 혼자서도 잘해요?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6 조회수707 추천수10 반대(0) 신고

 

혼자서도 잘해요?

   바오로 사도의 성공적인 선교 요인 두 번째는 혼자 일하지 않고 언제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사람을 길렀다는 점이다. 사실 혼자 일하지 않는 것은 유다인의 전통적 방법이다. 예수님도 제자들을 둘씩 파견하셨다. 그 전통에 따라 바오로 사도 역시 늘 협력자를 동반했다.  


   사도는 그 지역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믿음직한 사람들을 선발해서 제자로 기르기도 하고 일을 맡기기도 했다. 인종과 직업, 성별을 망라한 사도의 협력자요 동료들을 일별해보면, 1차 선교여행에서는 마르코 요한, 2차 선교여행에 함께 동반한 실라스를 비롯하여 아들처럼 소중히 여긴 혼혈인 티모테오, 천막을 만드는 일을 하던 프리스카와 아퀼라, 그리스인 티토와 의사 루카, 회당장 소스테네스와 설교가 아폴로, 그리고 뛰어난 사도로 인정받았던 안드로니코스와 유니아 등 그 수가 적지않다.  

   그들은 바오로 친서에만도 40여 명이 넘고, 사도행전이나 차명 서간까지 합치면 무려 60명이 넘는다. 사도는 외톨이 선교사가 아니라 각계각층의 협력자들을 선교사로 만들면서 그들을 진두지휘한 선교 사령관이었다 할 수 있다. 사도가 가는 곳마다 인재를 발굴하여 양성하고 교회의 책임을 맡겼기에, 넓은 지역에 퍼져있던 그 많은 교회를 다 돌볼 수 있었던 것이다.
 
   여럿이 협력하여 일을 하면 힘이 덜 들 것 같지만, 사실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더구나 개인적인 성향에 젖어있는 현대인들은 다른 이와 협력하기보다 혼자 조용히 일하고 싶어 한다. 집에서 편리한 시간에 하면 쉬울 것을 교회에 모두 모여 일을 하자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 일은 다르다. 교회에서 함께 일을 하는 목적은 친교를 이루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 형제적 사랑을 나누며 사람을 키우라는 것이다. 물적자원보다 인적자원을 귀중하게 여기는 교회, 소수의 인재들만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을 협력자로 키울 줄 아는 교회의 미래는 밝다. 

   가끔 협력자 두기를 귀찮아하는 지도자들을 본다. 혼자서도 잘하기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이 못미더워서인지, 아니면 ‘일중독’인지는 몰라도 그 누구하고도 의논 없이 척척 잘 해나가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혼자 일을 독식하고 사람을 키우지 않는 지도자는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교회 전체를 위해 신심단체들끼리의 협력도 중요하다. 교회의 단체들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이다. 각 지체들이 하나로 일치해야 전체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하고 정상적으로 성장할 것인데, 간혹 타 단체의 성과를 질시하며 협력을 거부하는 일도 있다. 또 후대의 협력자를 기르기 위해서 기록을 남겨놓는 일도 중요하다. 기록을 소홀히 하는 단체가 많기 때문에 역사가 없는 교회가 되고, 그만큼 일이 이어지질 않아 교회 발전이 늦어지는 것이다.

 

 

이인옥(체칠리아) 말씀봉사자,

 -이 글은 수원교구 주보3면에 기획연재하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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