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뻐졌대요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6 조회수804 추천수13 반대(0) 신고
오늘도 자랑할 건데 행여 닭살이 돋을까 염려스러우신 분들은 피해가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본당 공동체의 수요일 저녁 미사를 참례하는 날이어서 아침부터 서둘러 동네의 미국 성당으로 가지 않아도 되었어요. 아침에 간단한 기도와 오늘 말씀의 묵상 그리고 굿뉴스에 올라 온 오늘 말씀에 관한 묵상을 꼼꼼히 읽고 댓글은 쓰지 않았으나 글을 올려주신 한 분 한 분의 정성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글 하나 하나마다 추천을 날려주고 저녁 미사에 갈 준비하였습니다.
 
묵상글을 읽고 댓글을 한 줄이라도 달기 위해 노력하면 비록 다른 분들의 묵상글이지만 그것이 내 것이 됨을 압니다. 하지만 한동안 제가 너무 댓글을 심하게(?) 달다가 죄송스러워서 요즘은 댓글 다는 것을 많이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여 주님의 성령과 기도로 쓰여진 글에는 반드시 누군가를 향한 메세지가 있음을 압니다. 그 글의 쉽고 어려움을 떠나서 말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나의 몫일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의 한 형제님도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그릇이고 나의 몫일뿐이라는 요지의 글을 본 적도 있습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는 아주 단순한 믿음을 강조하는 힘 있는 글이 좋을 때가 있고 또 어느 때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묵상으로 이끄는 글이 좋으며 또 다른 때는 짧은 시, 구절, 음악 혹은 사진 등이 마음에 크게 와 닿기도 합니다. 그래서 꼭 글만이 아닌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주님을 만나게 해 주시니 이 묵상방에 올라오는 글 하나 하나가 소중합니다.
 
그럼 저의 글은 다른 이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저는 그냥 보통 사람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하느님을 더 알고 싶고 가까와지고 싶어 안달이 나서 이 묵상방을 들락 거리다가 이 곳에 그냥 자리를 깔고 나가기 싫어하는 약간은 철면피인 제가 하느님을 알아가는 얘기를 쓰는 사람쯤으로 여겨 주시면 되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저의 글로 묵상을 해야하는 부담도 없애시고 그냥 오늘은 무슨 이야기로 수다를 떠나 얘기를 들어주시면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며 제가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 살아가며 하고 싶은 말을 마음 놓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오늘은 자랑하려고 글을 씁니다.
 
오후에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리고 온 후 도서관에 들러서 책도 읽고 또 책을 빌려서 부리나케 집으로 왔습니다. 저녁 준비를 해야하니까요. 오늘은 저녁 미사를 가는 수요일이라 남편에게 아이들을 봐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가족이 모두 성당을 가면 좋겠지만 평일에는 아직 남편이 흔쾌히 따라나서지를 않습니다. 아이들도 내일 학교에 가려면 일찍 자야하고요. 그래서 제가 성당에 가는 동안 남편이 아이들을 봐주고 재웁니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 한편으로는 남편도 기쁘고 나도 기쁘게 성당을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요일이 되면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여러가지 차립니다. 그러면 남편도 기분이 좋은지 잘 다녀 오라고 합니다. 먹는 것에 약해서리...^^
 
남편에게는 비밀인데요. 사실 혼자서 운전해서 가는 수요일 미사는 마치 데이트하러 가는 기분이 들어요. 성가를 듣고 부르며 날마다 다른 형상의 신비로운 하늘을 보며 가는 길이 혼자만의 자유와 또 주님을 만나러 가는 기대로 많이 설렙니다.
 
오늘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가는 여정과 주님께 날이 어두워져서 머무시라 얘기하고 또 빵을 떼어 나누는 모습에서 주님을 알아보게 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복음 말씀입니다. 이 복음 말씀안에는 정말 많은 묵상거리가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어제 다양한 묵상을 통해 이 복음 말씀으로 많은 은혜를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묵상은 오늘은 접어두고 은혜로운 부활 축제 삼일째 미사를 드리고 성당에서 단체로 주문한 곡물과 된장 고추장 등을 가져 오려고 사무실에 갔는데 잘 아는 언니가 대뜸 “로사, 오늘따라 너무 이쁘다.” 그러는 거예요. 제가 부활 축제라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화장도 하고 환한 초록색의 옷을 입었거든요. 제가 대답하기를, “부활 주간이라서요.” 그랬더니 그 언니왈, “예수님이 부활했지 네가 부활했니?”라고 우스겟 소리로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너는 항상 웃고 다니니 기분이 좋다라는 말도 빼놓지 않으셨구요.
 
옆에서 가만히 저희 둘 얘기를 듣고 계시던 연세가 있으신 어느 자매님께서 “은혜를 많이 받으면 정말 예뻐져요. “ 라고 한말씀 하시는 거예요.
 
물론 당연히 제가 부활한 것은 아니지만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지내는 축제의 날들이 기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평소에도 잘 웃고 다니는 걸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저지만 요즘은 더 입이 귀에 걸려서 다닙니다. 그러니 제가 이뻐 보였나 봅니다. 원래 저는 이쁘다는 말을 손에 꼽게 들으며 자란 못난이입니다.
 
암튼 부활하신 예수님이 저의 외모까지 아름답게 만들어주시니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주님께서 부활하셨을 때 눈부시게 빛났던 것처럼 저의 마음도 부활한 주님처럼 깨끗하고 환해지고 싶은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여자들은 예쁘다는 한마디에 왜이리 약한지 몰라요. 부활을 더 즐겁게 기쁘게 보내시려면 아내나 남편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이 담긴 듣기 좋은 칭찬 한 마디 해 보세요. “당신 오늘따라 너무 아름답소.”  혹은 “여보, 언제나 듬직하게 큰 나무처럼 있으니 참 고마워요.”라든지…
 
미사를 다녀 오고 기분이 너무 좋고 가슴이 가득차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우스갯소리가 섞인 글을 남기고 갑니다. 부활 축제 나흘째를 보내시는 분, 여전히 엠마오로 가는 길에 머물러 계신 분 모두 주님 안에 기쁜 날 되세요.
 
저는 감사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일을 기약합니다. 한없이 가벼운 저의 글을 웃으며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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