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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 짓는 법 - 도반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6 조회수1,365 추천수16 반대(0) 신고

복 짓는 법


   "회개란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하고 물으면 거의 대부분 왠지 부담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하십니다. 왜 부담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일까요?


   회개의 개념을 죄짓지 않는 것, 즉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회개의 개념을 부정적인 해석이라고 합니다.


   밥을 먹을 때 살기 위해서 먹는다고 하는 것과 죽지 못해 먹는다는 것은 다르지요. 같은 밥을 먹지만 밥맛이 다른 것처럼 회개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면 회개의 긍정적인 해석은 어떤 것인가? 회개란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을 얻기 위한 삶의 자세, 즉 복을 얻기 위한 삶의 자세로 보는 것입니다


   은총이란 우리 식으로 말하면 복을 의미합니다. 신앙생활하면 왠지 생소하지만 복을 구한다고 하면 일상 안에서 늘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습니다.


   복을 구하는 마음은 아시아권에 있는 나라들의 공통정서입니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신 분들은 많이 보셨겠습니다만 가는 곳마다 복이라는 한자어가 씌어져 있는 것을 봅니다. 어떤 곳은 복자를 거꾸로 써놓은 곳도 있습니다. 복이 쏟아져 내리라고 말입니다


   홍콩 같은 자본주의 첨단을 걷는 곳에도 복을 구하는 도교사원에 어김없이 사람들이 들끓고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과 관계없이 복을 구하는 마음은 사람들의 공통된 정서인가 봅니다.


   우리나라도 복에 대해서라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름부터 복길이, 복남이… 개 이름도 복돌이, 복순이, 또 소문만복래라고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코미디 프로도 있었지요.


   이렇게 복을 구하는 마음은 다 같은데 복을 짓는 행위는 좀 차이가 나는 듯합니다.


   교회에서는 복 짓는 삶이 어떤 것이라고 하는가? 매사에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 복을 짓는 삶이라고 합니다. 이 말이 새삼 강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기도드리는 내용을 보면 "많은 것을 베풀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더 받을 것이 없습니다."하고 기도하는 경우보다 반대로 "요것만 더 주시면 좋겠습니다."하는 조건부 기도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조건부 기도라는 것이 왜 좋지 않은 것인가? 그런 기도가 어째서 복을 짓는 것이 아니라 복을 쫓아버리는 것인가?


   여러분이 손님들을 위해서 음식장만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사말로 뭐라고 말합니까?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 그럴 때 대개 손님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먹던 손님 하나가 참 맛이 있는데 요것은 덜 맵고 요것은 뭐가 더 들어가면 좋을 텐데 하고 안타깝다는 듯이 얘기하면 마음이 그리 좋지가 않습니다.


   속으로는 어떤 생각? " 니 마누라한테나 잔소리해라." 그렇게 조건 지어 얘기한 사람은 그 다음부터 절대로 그 집에 초대받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사윗감을 고를 때에도 그럴 겁니다. 사윗감이 아무 음식이나 다 잘 먹으면 듬직하고 음식 못하는 딸내미를 시집보내도 마음이 놓이는데 사위가 까탈스럽게 굴면 왠지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런 분들은 주위사람들로부터도 미움을 받기 십상인데


   이것은 하느님께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 그것은 내게 주어진 삶을 까탈스럽게 따지지 않고 덥석 받아들이고 덤덤하게 사는 것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I Will Run To You/주 말씀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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