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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25."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25 조회수1,949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20, 20-28(성 야고보 사도 축일)

 

 오늘은 야고보 사도의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 곧 야고보와 요한과 그들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주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있기를 청했습니다. 곧 높은 자리를 청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어머니와 아들들의 열망을 나무라시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청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할 수 있는지를 물으십니다. 곧 진정 청해야 할 바가 무엇이고, 진정 행해야 할 바가 무엇이며, 무엇을 먼저 행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깨우쳐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고 불쾌하게 여기는 다른 제자들을 불러 당부하십니다.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 26-27)

 

 이는 높은 사람, 으뜸인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높은 사람, 으뜸인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잘못인 것처럼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고, 으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정말 그렇게 되면 좋을 것입니다. 적어도 높은 사람은 아니라도 무시당하지 않고 싶어 하고, 정당한 대우와 존중받기를 바랍니다. 정말 그렇게 되면 좋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높은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사람이 진정한 높은 사람이요, 으뜸인 사람인지를 가르쳐주십니다. 어떤 사람이 높여진 존귀한 사람이 되는지를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는 진정한 길을 가르쳐주십니다. 곧 높은 사람, 으뜸인 사람이 되고자 하면 먼저 섬기는 사람이 되고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왕이 되고 싶다면 내 아내를 왕비로 대하고, 내가 왕비처럼 살고 싶다면 내 남편을 임금으로 받들어야 할 일이요, 내가 성인이 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성인으로 여기고, 내가 예수님이 되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예수님으로 바라볼 일입니다. 남을 무시하면 자신도 그렇게 무시당하게 되고, 남을 정당하게 대우하면 정당하게 대우받게 되고, 남을 존중하면 그만큼 존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남을 불신하고 신뢰하지 못하면 자신도 그렇게 신뢰받지 못하고 불신 받을 것이요, 남에게 자비로우면 자비를 입을 것입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억울함을 당하고 있다면, 필시 그도 나에게 억울함을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뻔하고 당연한 이치를 알면서도 살지를 못합니다.

 결국, 섬기는 사람이 섬김 받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아버지를 섬기셨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었으며 당신을 배신하고 도망가 버릴 그 제자들을 섬기셨기에 섬김 받으십니다. 그러나 단지 작고 낮은 자라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은 아닙니다. 혹은 희생과 헌신으로 봉사한다고 해서 섬기는 자인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섬긴다는 것은 자신이 낮아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낮춘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들어 올림이 없다면, 진정한 섬김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섬김은 내가 낮은 자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형제를 높은 자 되게 하는 데 그 본질이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우리를 높이기 위해서 곧 하느님 되게 하기 위해서 우리를 섬기셨듯이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섬기기보다 섬김 받기를 좋아하고, 상대를 높이기보다 낮춰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참으로, 예수님과는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달려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는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학원(<규칙서> 머리말 45)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학교에서 주님 섬기기를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섬기는 사람은 섬기는 그 사람을 닮아갑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을 섬기면 예수님이 되어가고, 진리를 섬기면 진리가 되어 갑니다. 그런데 아직도 제가 턱 없이 그렇지 못한 것은 진정으로 섬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럽게도 제가 불량학생인 까닭입니다.

 

 하오니, 주님!

 질그릇 같은 이 몸에 섬김의 피를 담아 주소서.

 섬김으로 제 안에서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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