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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16일 야곱의 우물- 루카 24,35-48 묵상/ 믿음이라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16 조회수550 추천수7 반대(0) 신고
믿음이라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그 무렵 [예수님의] 제자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주셨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 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주셨다.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루카 24,35-­48)
 
 
 
 
◆인근의 자연환경이 아름다워 나는 고향에서 휴가 보내기를 좋아한다. 아버지께서 느티나무 아래 지어놓으신 정자에서 바라보면 드넓은 초록 들판과 그 뒤로 맞닿은 뭉게뭉게 다정한 산들, 그사이로 하얀 두루미들이 날아다니는 광경은 한마디로 천국이 따로 없다.
 
어느 날 읍내 성당에서 저녁미사를 마치고 동생에게 들렀다가 집에 가려고 나서니 밤 10시였다. 칠흑 같은 밤에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산길을 지나는데 근처에 인가도 없었다. 룸미러를 보면 뒷좌석에 누가 앉아 있을 것 같고, 당장이라도 앞에 뭐가 나타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두려움으로 차를 급하게 몰다가 하마터면 논두렁에 빠질 뻔했다.
 
다음날, 밤이나 낮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지난밤 내가 느낀 두려움은 무엇인지 의문이 생겼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없는 것처럼 착각한 데서 기인한 어리석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밤에 그곳을 지나갈 때 두려움이 생기려고 하면 상향등을 켜 어둠에 덮인 산과 들을 보았다. 분명히 그들은 아름답게 그 자리에 있고, 어둠이 잠시 가린 것뿐임을 확인하고 나니 두려움이 사라졌다.
 
두려움은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사실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한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절망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인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한 것처럼. 잠시의 어둠에 가려 마음이 불안해지고 평화를 잃어버리거나 그 어둠이 전부인 양 착각할 때, 믿음의 전조등을 높이 켜보자. 아직 날이 새지 않아 다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는 그 배려의 때, 희망의 때를 확신하며 갈 때 우리는 주님의 평화를 비는 인사 앞에 고개 끄덕이며 삶의 힘든 밤길을 기꺼이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양옥자 수녀(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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