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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의 기도는 예수님의 인격과 만나는 길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3 조회수695 추천수6 반대(0) 신고
 
 

주의 기도는 예수님의 인격과 만나는 길 - 윤경재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마태 6,7-15)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아빠 하느님께 기도하시는 모습이 곳곳에 나타납니다. 복음서는 그곳을 외딴곳이라고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외딴곳은 광야를 뜻하는 용어였습니다. 광야는 하느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입니다. 인간적 능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곳이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게 되는 장소였습니다. 그런 장소에서 바치는 기도가 바로 주의 기도이었습니다. 생존의 막다른 골목에서 자신의 것이 바닥난 상태에 직면하여 올리는 기도였습니다. 의지할 데라고는 오직 아빠 하느님뿐인 상태에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광야는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추위가 몰아칩니다. 어디를 쳐다봐도 모랫빛 천지입니다. 육체적으로 목마르고 기아에 허덕이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외롭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며 갖은 유혹에 시달리게 됩니다. 자신을 돌아보며 온갖 후회와 절망을 되 내이는 시간이 자신을 옭아맵니다.

  광야는 내가 누구이며 인간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장소였습니다. 이런 막다른 골목에서 바치는 기도가 바로 주의 기도였습니다. 사람들이 평소에 바쳤던 기도와는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개인적 욕망과 필요를 간구하는 기도는 굳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누구나 바칠 수 있습니다. 건강과 병의 치료, 안락, 성공, 마음의 위로는 이미 청하지 않아도 다 알고 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그동안 바쳤던 기도는 어쩌면 개인의 안락만을 위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영적 메마름을 겪기 싫어 회피하는 기도였는지 모릅니다.

 주의 기도는 영적 메마름과 존재의 심연에서 샘물을 찾아 울려 나오는 외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처연한 비장감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복음서에는 주의 기도 외에 몇 가지 예수님의 기도가 더 나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마태 11,25-26)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마태 26,32)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마태 27,46)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그리고 요한복음서 17장 대사제의 기도문이 있습니다.

  모두 아버지의 뜻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자신의 뜻과 필요를 구하는 데에는 어떤 기도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아빠 하느님의 뜻과 감사와 용서만을 청하였습니다. 그것도 진정성과 절실함이 철철 넘칩니다. 인간 예수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우리는 주의 기도를 통해서 예수님의 인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전인적으로 아빠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라는 용어를 무려 아홉 번이나 사용하시어 우리가 모두 종말의 식탁에 참여하는 기쁨을 미리 맛보게 청하는 기도였습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도 얼마든지 종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도였습니다.

  이 간단하고도 뜻 깊은 기도문이 바로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이끄는 축복문이라고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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