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하면 자신이 보인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8 조회수918 추천수21 반대(0) 신고

 

 

 

재의 예식 후 토요일 - 사랑하면 자신이 보인다

 

제가 일반대학교에 다닐 때 웬만한 여자라면 저를 다 좋아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실제로 여자들이 저를 다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누나들까지 저를 좋아하여 이렇게 말할 정도였습니다.

“야, 내가 조금만 어렸어도 너랑 결혼하는 건데!”

그 누나는 그러나 저의 친구가 좋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다니는 사람이었습니다.

“누난 다른 사람 좋아하잖아요.”

“그건 그냥 하는 이야기고”

“내가 뭐가 좋은데요?”

“신앙심 있지, 성격 좋지, 잘 생겼지, 머리 좋지, 잘 놀지...”

이것을 읽으시는 분들은 제가 좀 이상해진 것은 아닌가 생각하실 지도 모르지만 사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왕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손을 내밀면 여자들이 다 좋아해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니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갖출 것은 다 갖춘 일등 신랑감이라 자만하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내 자신에 대한 불만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저는 키가 작은 편입니다. 그러나 제가 좋아한 자매는 키가 저보다 컸습니다. 키가 작은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그 사람과 함께 걷다보니 “넌 왜 이렇게 작냐?”라고 자신에게 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성격, 그것도 사람과 관계를 하다 보니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신앙심, 능력 등 모든 것들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보게 되는 것은 비로소 사랑하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냥 지나쳐버릴 단점도 크게 보이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스스로 ‘성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모든 법들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잘 지키는 사람들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 스스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아직 하느님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하느님을 만났다면 그리고 조금이라도 사랑하게 되었다면 자신들이 부족함이 없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 눈에 완전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는 것을 보고 바리사이들은 심기가 불편합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예수님 앞에서 스스로 죄인이라 느끼는 사람들이 진정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부족한 죄인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부르러 오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죄인이라 느끼는 것은 바로 하느님 앞에 서 있다는 증거입니다. 신을 믿지 않는다면 무슨 일을 하고 다니건 크게 죄의식을 느끼지 못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결혼 전에 담배를 태우셔서 길 가에 침을 뱉는 버릇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버지께서 침을 뱉는 것을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께서 결혼하시기 전에 그 버릇 좀 고치라고 하셨고 그래서 바로 고치셨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기 전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사랑하면 단점으로 드러나게 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바로 고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순절이 바로 이 작업을 하는 기간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게 되어 주님을 죄송스럽게 해 드리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고쳐나가는 시간입니다. 이번 사순절에 특별히 자신의 잘못된 점 무엇 하나도 고치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아직은 주님을 덜 사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