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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식 제대로 이해하기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7 조회수667 추천수6 반대(0) 신고
 
 

단식 제대로 이해하기 - 윤경재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마태 9,14-15)

 

 사람의 몸은 생명을 영위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공급받아 끊임없이 세포를 재생산하고 찌꺼기를 밖으로 배출합니다. 심장 박동과 호흡 그리고 체온 유지 등이 생명활동에 꼭 필요합니다. 그 생명활동 중 하나가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 항상성을 유지하려면 외부에서 영양분을 계속 공급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갑작스럽게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는 비상 상태를 대비하여 예비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그 장소는 주로 간이나 근육 그리고 지방세포 등입니다. 단식을 하게 되면 먼저 간에 저장하고 있던 에너지가 소모되고 그 다음으로 근육세포 내에 있는 에너지원을 사용합니다. 맨 나중에 가서야 지방세포가 사용됩니다. 에너지 공급이 단절되면 우리 몸은 이것을 위기상황이라 판단하고 기억에 남겨둡니다. 

 그래서 단식하게 되면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그것에 대비하여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가동합니다. 맨 나중에나 쓰일 지방세포 수를 더 늘리거나 세포 크기를 키워 에너지를 저축합니다. 간에는 에너지를 저장할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주 단식하면 그 항상성 유지본능 덕분에 오히려 살이 찔 위험성이 더 높게 됩니다. 한번 늘어난 지방세포 수는 줄기 어렵고 그 크기만 작아질 뿐입니다. 그러니 다이어트 한답시고 무작정 단식하게 되면 예전보다 살이 더 찌는 부작용을 겪게 됩니다. 이런 것을 요요현상이라고 부르죠. 

 제대로 된 다이어트는 일정기간 단식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절식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또한 음식 제한 만으로 다이어트 하면 먼저 수분이 빠지게 되고 그다음에 근육의 크기가 줄어 체력이 저하하는 부작용만 생기게 됩니다. 근육양이 줄어들면 결국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 살빼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근육의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다이어트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절식과 근육 운동이 가장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라는 말입니다. 

 또 지방을 태울 때는 간이나 근육에 저장된 에너지를 쓸 때와 달리 힘든 고통이 동반하지 않아 어느 고비만 넘기면 비교적 쉽게 다이어트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방을 태우며 다이어트 하는 방법을 몸에 기억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방법은 낮은 강도로 장시간 운동하는 것입니다. 호흡법을 동반한 기공체조가 그래서 제일 효과가 높습니다. 저는 이런 방법을 ‘지방 태우기’라고 부릅니다. 지방 태우기는 큰 고통을 수반하지 않아 오히려 쾌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이때 뇌 속에서 엔돌핀이라는 물질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 제자들이 단식하지 않는다고 질문한 것은 결국 예수님을 비꼰 것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우리는 율법에 규정된 것보다 더 자주 단식하여 회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당신께서는 왜 그러지 않습니까? 하고 힐문하는 것입니다. 실상 율법에 단식하라는 규정은 속죄일에 단식하라는 말 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바리사이파는 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씩 단식하였습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더 자주 단식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정기적으로 단식할 겨를이 없으셨습니다. 여기저기 다니시며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절식하시며 다니셨습니다. 또 자주 사람들과 어울려 공동체 식사에 참여하셨습니다. 요즘도 사제들이 가정방문을 하면 제일 큰 곤욕이 음식 대접 차 대접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집에서는 먹고 어느 가정에서는 거절할 수 없어 조금씩만 입에 대어도 하루 종일 먹고 마시게 된다는 경험을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제발 음식 장만은 말아달라고 부탁하시죠. 사실 잔치 자리에서 절식하기란 단식하기보다 더 어려운 법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런 실생활에서 나온 말씀이었습니다. 남들과 어울려 살면서 단식합네 하는 것은 타인을 거절하고 그와 다름을 자랑하는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드러내고 단식하기보다 숫제 그런 모임에 참석하고 늘 절식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단식을 하려면 단식의 정신을 잊지 말고 남모르는 곳에 혼자 있을 때 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슬람 교인들이 매년 라마단 행사를 치르는데 그때 잘 못하면 건강을 크게 해친다고 합니다. 해가 떠있는 낮에는 금식하고 밤에만 식사하다보니 배가 고픈 김에 폭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금식을 통해 종교정신을 회복하자는 가르침이 오히려 해만 준 꼴이 된 것입니다. 모두 근본정신을 잊어서 생겼습니다.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이제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들의 단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폭식과 단식을 오가는 균형을 잃은 방법보다 평소에 절제를 통해서 ‘지방 태우기’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평소에 자신의 몸과 마음에 붙은 군살을 덜어내는 단식이야말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이 되겠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적인 감동을 받을 때 행복감을 주는 물질이 뇌에서 분비하는데 이는 엔돌핀의 4,000배 정도 강력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 물질을 다이돌핀이라고 부릅니다. 즉 단식을 하더라도 예수님의 뜻을 따른다는 영적 감응으로 실행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것입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신랑을 생각하며 단식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말씀이 이것을 뜻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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