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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루카의 십자가는?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26 조회수520 추천수6 반대(0) 신고
 
 
 

루카의 십자가는? - 윤경재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22-25)

 

 이 대목은 첫 번째로 수난 예고를 하시는 장면입니다. 병행구절인 마태오 복음서와 마르코 복음서에는 베드로가 나서서 반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나 루카 저자는 그 모습을 빼 버렸습니다. 그럼으로써 별도의 일화가 아니라 앞 문장과 한 맥락으로 삽입이 되었습니다. 즉, 베드로가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한 내용이 맞기는 하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반드시 겪어야 올바른 그리스도 상이 완성되고 그때까지는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문맥의 흐름이 좀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루카 저자는 9,23절에 ‘날마다’라는 부사를 삽입하였습니다. 즉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실제로 십자가 사형을 당하는 것을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삶의 모습을 닮으라는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가져야할 자세를 구체적으로 접목한 것입니다. 누구나 십자가 사형이라는 영웅적 삶을 살 수는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자기 생활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예수님을 닮는 것인지 따져 물으라는 이야기입니다. 루카저자는‘날마다’라는 단어를 주의 기도에도 넣었습니다. 바로 그의 신앙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루카 저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어울리며 기쁘게 사는 예수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렸습니다. 먼저 회당에서 희년을 선포하셨습니다. 그 당시 무시당하던 여인들을 인격적으로 대했고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구체적 실천을 강조하였습니다. 부자와 라자로 예화에서는 불행을 겪는 이에 대한 무관심을 책망했습니다. 매사에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상세히 그렸으며 성모님의 순명과 새겨들음을 강조했습니다. 제자들의 허물을 책망하기보다 감싸 안는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마태오의 강직함보다는 용서와 관용을 더 자주 이야기 하였습니다. 72명의 제자를 언급하여 복음을 전파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방지역까지 복음이 확산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그렸습니다. 복음서 대부분을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으로 채웠습니다.

  루카저자는 각자 실생활 속에서 복음정신으로 기쁘고 활기차게 살되 공동체 정신을 우선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었습니다. 미나의 비유에서도 평등을 강조했고, 길 잃은 양의 비유에서도 자신의 의지로 나간 것이 아니라 어쩌다가 길 잃은 양으로 제재를 변환하였습니다.

  루카는 십자가를 체념이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선택하는 적응성으로 변화시켜 강조한 것입니다. 그럴 때 십자가는 희망이며 기쁨이며 행복으로 다가 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부정의 부정을 거쳐 긍정으로 향하는 가난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모습의 예수님을 루카의 눈을 통해 발견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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