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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병환자 한 사람'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5 조회수518 추천수7 반대(0) 신고
  <나병환자 한 사람이>(마르1,40-45)

 -유 광수신부-


나병환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곧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한 나병환자를 만난다. 우리는 이 나병환자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를 묵상하자. 나병환자란 어떤 병자인가? 의학이 많이 발전하였지만 나병은 지금도 완전 히 치유되지 않는다. 나병이 더 이상의 진행되지 않도록 하기는 해도 완전치유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나병에 걸리면 치유 불가능한 병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따라서 나병에 걸리면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같다. 나병이란 우리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 주고 있는 병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나병 환자임에 틀림없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분명히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하루 하루 자고 나면 자고 나는 만큼 그만큼 우리는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죽음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들이라는 면에서 볼 때 나병환자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죽음의 병에서 치유 받을 수 있는가? 죽음이라는 거대한 강에서 구출될 수 있는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죽음의 행렬에서 어떻게 빠져 나올 수 있는가? 그것을 우리는 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인간의 힘으로는 다가오는 죽음을 막을 수 없다. 또한 그 누구도 죽음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죽음이 좋아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없다.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 그것이 인간이다.

 

어떻게 하면 죽음의 거센 풍랑을 막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죽음의 행진에서 빠져 나와 생명의 대열로 들어설 수 있는가? 이 세상의 것으로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에다. 즉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예외없이 다 죽음을 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죽음에서 구해줄 수 있는 분은 오직 한 분뿐이시다. 그분이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우리는 그것을 믿는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죽음에서 구해줄 수 있고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해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은 단순히 믿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나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믿음이어야 한다.

 

나의 믿음은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생명으로 가는 믿음이어야 한다. 그래서 하루 하루 나의 신앙생활은 점점 더 생명이 충만한 삶이어야 한다. 비록 육체는 죽음을 향해가고 있다 하더라도 나의 영혼은 늘 생명력으로 충만해져 있어야 한다. 믿음을 통하여 생명으로 충만해지는 사람은 비록 나이를 먹어 육신은 늙어가고 힘이 없고 볼품없어도 영혼만은 늘 생기가 넘치고 새롭게 부활하고 생명이 충만해지고 더욱 사려 깊고 평화로운 생활을 할 것이다. 젊은이들보다도 더 진취적인 생각을 하고 늘 모든 이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미래를 예언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유식하고 똑똑한 사람들보다도 더 지혜롭고 따뜻하며 사랑이 넘치리라. 그것이 믿음이다. 매일 똑같은 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는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죽음의 강물을 거술러 생명의 강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믿음은 육체가 죽는다고 해서 함께 죽어 가는 것이 아니다. 믿음은 육체가 늙는다 고해서 덩달아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젊어지고 하느님의 기운이 차고 넘쳐  생명력이 넘치게 하는 것이다. 진정한 믿음의 삶을 사는 사람은 절대로 육신의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무기력해지거나 의욕이 사라지거나 절망과 외로움과 고통 속에 살지 않는다.

 

보라! 마더 데레사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모습에서 죽음의 그늘을 볼 수 있는가? 비록 몸은 병들고 나약해졌지만 그네들의 영혼은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온 세상 사람들을 끌어 않고 있으며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 모든 이들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오늘도 건재하고 계시며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있다. 그것이 믿음이다. 즉 죽음에서 해방시켜주는 것이요 날로 더욱 더 생명력으로 충만하고 지혜로워지며 덕스럽고 개방적인 인간이 되며 언제나 모든 이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발산시키는 사람이 믿음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죽음의 병에서 구출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병환자처럼 예수님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애원해야 한다. 믿음은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요, 상대방에게 목숨을 내맡기겠다는 것이요, 상대방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는 순명의 자세이다. 나는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어본 적이 있는가? 무릎을 꿇고 애원해 본 적이 있는가? 무릎을 꿇은 사람만이 받는 은혜가 있다. 우리가 믿음의 은혜를 충만히 받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을 만큼 우리의 믿음이 진지하지 못하고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릎을 꿇고 애원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을 고집하기보다는 오늘 나병환자처럼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드리는 것이 믿음이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그분께서 하고자 하시는 것을 하시도록 그분께 맡겨드리는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강요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것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이라고 맡겨드리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스승께서 하고자 하시는 대로 맡겨 드릴만큼 예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예수님은 하고자 하시면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으신 분이라는 믿음이 있는가?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라는 말씀은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나병환자에게 하신  예수님의 응답이다. 이 말씀은 나는 너보다 더 내가 너를 깨끗하게 해주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죽지 않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는 분은 나보다 더 예수님이 원하시고 계신다는 것이다.

"그러자 곧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는 말은 말씀의 능력을 말한다. 우리의 나병을 치유시켜 주는 것은 곧 말씀이시다. 우리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것은 곧  말씀이다. 우리는 말씀을 통하여 생명력을 얻고 말씀을 통하여 기쁨을 찾고 말씀을 통하여 총명해지고 지혜로워지며 말씀을 통하여 모든 이에게 전해줄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사람은 늘 생기 넘치고 주님을 찬양하는 영혼의 삶을 산다. 그래서 사람은 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으로 사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우리의 죄이다. 믿음이란 죽음의 원인이 되는 죄를 용서받고 다시 깨끗해지는 것이다.

 

믿음의 생활을 한다는 것은 예수님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청하는 것이고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는 주님의 말씀으로 깨끗해져 다시 생명을 얻고 일어서는 것이다. 즉 말씀으로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고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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