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 전하기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4 조회수495 추천수3 반대(0) 신고
방과후에 놀이터와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만나는 엄마들 중에 레티라는 이름을 가진 온두라스에서 온 분이 계신다. 스패니쉬 액센트가 있는 그 엄마의 영어를 알아듣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 표정이나 전해지는 느낌으로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짐작한다.
 
외국인이 몇명 없으니 반가운 마음에 혹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적극적인 성격의 그 엄마 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었다.
 
남편은 미국인이고 1학년인 딸이 하나 있고 나이는 나보다는 많아 보인다. 그 엄마는 아이를 잘 교육하고 싶은 교육열에 불타기 때문에 선생님과의 사소한 trouble로 갈등을 겪고 있는 듯했다. 아이는 고집과 자기 주장이 강해 보이고 학교 선생님은 그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 자꾸 지적을 하는 것에 불만이 많고 하루는 그것으로 선생님과 조금 감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 이후로 굉장히 쌀쌀맞게 이 엄마를 대하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고 나에게 하소연을 한다.
 
이 엄마를 잘 살펴 보면 항상 걱정이 많다. 불안한 모습이 눈에 보인다.
홀홀단신 자기 나라를 떠나 이곳에서 남편과 사는 삶이 어찌보면 그런 불안과 걱정의 첫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고 가끔 외국인으로 무시를 당하는 경우를 겪으며 지레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걱정 아니 공포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내가 사람의 마음을 꽤뚫어보는 심리학자도 아니지만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불안과 걱정이 많은 사람은 어떤 기운에 의해 자신이 지배를 받고 있음을 느낀다. 똑같은 사건을 보더라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그와는 반대로 그 사건에 의해 크게 자신이 영향을 받지 않으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밑거름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늘 걱정스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보는 레티가 참 안타깝게 느껴진다. 내가 소통할 수 있는 모든 방법 즉 말, 행동, 표정 등을 동원해서 세상은 내가 보는 눈에 따라 살만한 아니 행복한 곳이 될 수도 있고 또 지옥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해주고 너가 다른이들에 의해 조정당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 한분에 의해 너의 생각과 행동이 결정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 설령 다른이들이 너를 이방인 취급하여도 늘 웃으며 그들에게 친절을 베풀면 또 하느님은 그들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어떤 일을 마련하신다며 니가 해야할 일은 편견을 가지고 사람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미소와 친절만 행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얘기를 해 주었다.
 
사실 레티가 느끼는 것이 레티 혼자만의 일은 아니다. 그녀가 조금 더 민감하게 느낄뿐이지 이방인으로 사는 우리가 모두 느낄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하느님과의 관계를 확고히 맺고 부터는 사실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은 어느 누구의 말이나 태도에 의해 내가 조정을 당하는 일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대신 혹 무시를 당하거나 나쁜 일을 당해도 즉각적으로 생각을 전환하는 힘을 하느님으로부터 얻는다.
 
그렇게 하다보니 내가 죄에 빠지는 빈도도 점점 줄어들고 내가 상처받는 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나는 사람들에게 늘 미소를 띈 얼굴로 대한다. 내가 늘상 기분이 좋을 수만은 없지만 내가 의지적으로 미소를 띄고 친절을 몸에 익혀 사람들을 대하면 매일 매일 기분 좋은 생활을 할 수가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미소로 혹은 미소 띈 짧은 말로 인사를 하고 내가 혹 이야기하게 되는 사람들에겐 내 시간을 내어주고 내 생각을 나누어 주고 서로가 기분 좋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을 만들고자 애쓴다.
 
정말 저 사람은 크리스챤이구나...그래서 저렇게 하느님안에 늘 행복하게 사는구나...품위 있게 사는구나...하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나의 표정, 말, 행동 하나 하나에 담아 느끼게 하고 싶다.
 
 
제가 실없이 좀 잘 웃긴 합니다. 그래서 눈가의 주름도 많고요. 늘 입술의 양꼬리는 하늘 향하도록 하회탈처럼 웃고 다니니 어떤 사람들은 너처럼 매일 웃고 다니는 애를 본적이 없다. 항상 밝고 웃는 표정이어서 사람을 즐겁게 한다 는 말을 듣습니다.
 
사실 작은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 크신 사랑을 제대로 알기만 해도 이 세상에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임을 알기에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레티를 위해 너의 행복은 하느님을 통해 니가 만들어가는 것이다라고 얘기하면서 하느님께 간절히 청하면 꼭 이루어진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기도를 보탠다는 말도 잊지 않고요.
 
제가 한순간에 이런 행복을 얻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도 레티처럼 매일 매일이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찬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엉뚱하게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큰 후회가 밀려 오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길 마음 깊이 기도하며 지냅니다.
 
나의 행복을 스스로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이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가 참 짧고 피곤하여 일찍 잠들었다 또 일찍 깨어서 몇자 적어 놓고 갑니다.
 
계속 좋은 날 보내시고 주님안에 평화를 빕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