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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홀로서기의 필요성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4 조회수914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중 1 주간 수요일 - 홀로서기의 필요성

 

관계는 그리스도 신앙인이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입니다. 관계 안에서 사랑의 나눔이 이루어지고 자신이 정화되고 완성되어갑니다. 그러나 한편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누구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운 예로 부부 간에서도 좋은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형제들도 서로 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과의 관계는 또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제가 아는 한 분도 관계의 중요성을 매우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관계를 잘하지 못해 항상 외로워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합니다. 심지어는 후배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의무적으로 자신에게 전화를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자주 하지 않으면 매우 외로워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왕따 시킨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좋은 관계가 이루어질까요? 왜 사람들이 자신에게 오기를 꺼려하는지 인식하지 못할까요?

 

관계는 곧 사랑입니다. 좋은 관계를 원하는 것은 곧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관계를 강요하시지 않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분이 관계를 회피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며칠 전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자 그들을 두고 홀로 가셔서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피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예 당신께 몰려드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물론 복음 선포를 위해 여러 고을로 이동해야 하셨지만 사실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 하신 곳은 팔레스티나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매우 협소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주 이동하셨으니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많이 보아야 한두 번이었습니다. 그것으로는 예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깊은 관계를 원치 않으셨던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아버지와, 그리고는 당신을 사랑하는 몇몇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도 모두와 다 같이 좋은 관계를 지닐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도 많은 이들로부터 미움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그 분이 깊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성모님, 사도들, 마리아 막달라를 비롯한 여인들 등 그 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예수님은 사랑 자체이셨기 때문에 그 몇몇과 완전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람들과의 관계 이전에 하셨던 것이 아버지께 기도하는 일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모여들면 그들을 피해서, 혹은 밤을 이용하여 아버지께 기도하였습니다. 먼저 하느님과 관계가 이루어져야 인간과도 온전한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과의 온전한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다른 이들을 필요로 만나게 되던가 그렇게 다른 이들을 이용하게 됩니다. 외로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먼저 향해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주 만나는 사람이 곧 깊은 관계는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직장 사람들은 매일 만나고 부모님은 명절 때만 찾아뵙더라도 더 깊은 관계는 부모님과 입니다. 다시 말해 잦은 만남을 강요하는 것이 곧 깊은 관계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말 관계를 잘 맺을 줄 아는 사람은 먼저 하느님과 단 둘이만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처음에 광야에서 홀로 기도하신 것이고 또 밤을 통해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이유입니다. 사실 하느님과 구체적인 인간관계는 함께 가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먼저 하느님과 홀로 서는 것을 배우지 못한다면 다른 이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려고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또한 혹 사람을 필요로 만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봅시다.

 

 

 로마에서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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