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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삶의 성경(The Bible of my life)" - 12.24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5 조회수76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2.24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사무하7,1-5.8ㄷ-12.14ㄱ.16 루카1,67-79

                                              
 
 
"내 삶의 성경(The Bible of my life)"


삶은 허무가 아니라 은총입니다.

“인생은 풀과 같고, 들꽃 같은 그 영화,
  스치는 바람결에도 남아나지 못하고,
  다시는 그 자취 찾아볼 길 없도다.”

위의 시편 구절을 보면
삶은 허무 같지만, 이런 허무를 배경으로 하여 빛나는 은총입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라.
  주님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주님은 한 평생을 복으로 채워주시니,
  내 청춘 독수리마냥 새로워지도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삶은 허무이지만
믿음의 눈으로 보면 삶은 은총입니다.

텅 빈 어둠의 하늘을 환히 밝히는 태양처럼,
허무의 어둔 하늘을 환히 밝히는 은총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삶의 허무는 은총의 충만으로 변합니다.

우리의 삶 역시 하나의 성경입니다.
 
똑같은 성경은 없고 다 다른 그 고유의 성경입니다.
하루가 한 페이지요,
내 나이에 365일을 곱하면 내 삶의 성경 쪽수가 나옵니다.
 
죽어야 끝나는 아직은 미완의 내 인생의 성경책입니다.

어제 피정 중이신
황 인국 몬시뇰님으로 부터 저녁식탁에서
잠시 개인 성경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침 저녁식사 때 나온 선지국에 관련되어 떠오른 이야기라 하셨습니다.
 
6.25사변 피난 시,
15세의 황 인국 몬시뇰님을 포함한 4식구가
평양에서 대전까지 한 달 보름 걸어오다
피곤한 몸으로 대전에 도착하여 어느 인가에 들렸다 합니다.

주인은 즉시 이 네 식구가 극구 사양함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안방에 맞아들였고
자기네 가족은 추운 윗방에서 잠을 잤다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주인은
시장에 가 선지를 사다가 뜨거운 선지국을 끓여
이 굶주린 4식구에게 아침식사를 접대했다는
감동적인 하느님 체험의 이야기였습니다.
 
얼마 후에 고마움을 전하러 찾았을 때는
이사 하고 없어 만나지 못했다는
꿈같은 하느님 자비의 체험의 이야기입니다.
 
선지국이 나올 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르는 추억이라 합니다.

우리 인생 성경을 믿음의 눈으로 성독(Lectio Divina)하면
굽이굽이 하느님 은총의 발자취로 가득할 것입니다.
 
저절로 하느님 찬미와 감사가 터져 나올 것입니다.
 
믿음 없는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한 인생이겠지만,
믿음의 눈으로 볼 때는 온통 감사와 은총으로 빛나는 인생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즈카르야를 보십시오.
믿음의 눈이 열리자 터져 나오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가 아닙니까?
 
그대로 이스라엘의 구원역사가, 즈카르야의 구원역사가
한 눈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동사들의 주어가 되고 있습니다.
(God is the subject of all the verbs)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이어 전개되는 모든 내용들,
하느님의 구원 업적들이요
즈카르야의 하느님 자랑입니다.
 
마침내 구원역사의 절정인 구세주 탄생의 감사로 끝냅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매일 아침성무일도 때마다 미사의 주님을 맞아들이기에 앞서
우리 수도자들이 부르는 즈카르야의 노래,
바로 구세주 탄생을 앞 둔 오늘의 복음으로도 아주 적절합니다.
 
오늘 1독서의 다윗의 삶 역시
그대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점철되어 있는 개인 성경입니다.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

주님의 집을 짓겠다는 다윗에게 주님은 나단을 통해
오히려 ‘내가 너에게 베풀어준  은총들을 헤아려 보라.’ 하십니다.
 
하느님은 다윗을 위해 모든 것을 해주셨습니다.
다윗의 삶에서도 역시 하느님은 모든 동사들의 주어가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님은 다윗에게 영원한 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약속하신 대로 우리는 그 아드님의 성탄을 앞두고 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튼튼해지는 아드님의 나라,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별이요, 영원한 광채며, 정의의 태양이신 주님, 오소서.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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