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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로고스 찬가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5 조회수567 추천수7 반대(0) 신고

 

 

로고스 찬가 - 윤경재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4,5,12,13)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14)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18)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2,1,3)


 로고스 찬가는 요한복음서 머리말로서 전 복음서의 정신을 요약합니다. 마치 오페라나 악극의 서곡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각 악장의 주제들을 미리 들려주어 청중을 자연스럽게 음악 속으로 이끌어 줍니다. 그리고 서곡만 들어도 전체 내용이 상기됩니다.


 로고스 찬가의 주어는 그분입니다. 그분은 예수를 지칭합니다. 예수는 이천여 년 전에 이 땅에서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실존했던 한 인물에게서 받은 강렬한 인상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또 그를 믿는 단체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라는 이름대로 그리스도이었던 예수를 믿는 종교가 탄생되었습니다.


 지구상에 많은 종교가 있었지만, 한 실존 인물을 믿음의 대상으로 삼은 고등종교는 없습니다. 가끔 그렇게 주장하는 종교가 나왔지만, 모두 소멸하고 말았습니다. 여타 종교는 우주의 신비와 깨달음,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가리켜 보이는 지도자가 있었을 뿐입니다. 나를 따르라고 말했어도 나를 믿으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구체적 인물인 예수는 달랐습니다.


 구체적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그리스도교는 추상적 원리, 비인격적 이념, 규범, 체제 등을 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예수님도 전 생애를 통해 이런 주장을 내 세운 적이 없습니다. 그분은 오로지 자신의 언행을 통하여 생명운동, 생생한 인식, 구체적 실존의 풍요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구체적 인물인 예수는 사색과 토론, 모범적 언행을 통해 주위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상상과 자발성, 창의성, 개혁을 촉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이 모든 변화가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말했으며 성령은 언제나 살아있으며 자유이고 진리라고 보여주었습니다.


 예수와 달리 사람들을 심오한 진리로 이끌려면 늘 탁상공론 같은 주의주장이 앞설 뿐입니다. 그들이 주장 하는 진리 안에는 핏기를 잃은 모습이 곳곳에 숨어들게 됩니다. 자기모순의 단계에 이르면 그들은 교묘하게 꼬리를 감춥니다. 그러나 예수의 말씀은 살아 있으며 지금도 사람들을 감동시켜 이끕니다. 그것을 예수는 성령의 힘이라고 보여주었습니다.


 교회는 언제나 이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교회의 근본은 예수라는 구체적 인물에서 출발합니다. 또 역사 속에서 교회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성령의 목소리가 울려 펴졌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덕분에 교회는 그 어떤 것보다 생동하며 복원력을 잃지 않고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살아 숨 쉴 것입니다.


 로고스 찬가가 바로 이 진리를 하나로 담았습니다. 그분과 같이 숨 쉬고 생활하면서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깨달은 공동체가 그분의 사후에 그분을 찬양하며 부른 찬가입니다. 공동체가 깨달은 것은 예수야말로 생명을 주시는 분, 빛으로 오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말씀 하나하나를 재인식하기 시작했고 전부가 참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못 충격적인 멘트가 맨 앞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위에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기승전결의 문맥으로 찬가의 구절들을 재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해한 히브리식 어법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그리스도교의 본질이신 예수님께로 반본환원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굿 뉴스에 들어 오시는 모든 분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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