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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5 조회수896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 나해
 
 
 
 The Word became flesh and made his dwelling among us.
(Jn.1.14)
 
 
제1독서 이사야 52,7-10
제2독서 히브 1,1-6
복음 요한 1,1-18
 
 
Merry Christmas!!!

어제 성탄자정미사 끝나고 뒤풀이를 늦게까지 해서 이제서야 글을 올리네요.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새벽묵상글 시작합니다.

한 구두쇠 상인이 있었는데 그 역시 죽음을 피할 수가 없었지요. 그의 죽음이 임박해지자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상인은 아내를 찾습니다.

"여보, 당신 내 곁에 있소?"

"예, 당신 곁에 있어요."

부인이 대답했지요.

"큰아들 있니?"

장남을 찾았습니다. 장남 역시 울먹이면서 대답합니다.

"예, 아버지."

"큰딸도?"

이번에는 큰딸을 찾습니다. 큰딸 역시 눈물을 흘리면서 말합니다.

"예, 아버님, 아버지 발치에 서 있어요."

"그럼 막내도 여기 왔니?"

"예, 아빠."

막내는 눈물을 흘리면서 힘들게 대답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죽어가던 아버지가 벌떡 몸을 일으키면서 화난 목소리로 말하더래요.

"그러면 도대체 가게는 누가 지키고 있단 말이냐?"

글쎄요. 무엇이 중요할까요? 여기서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그러나 물질적인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화를 내면서 가게 걱정만을 합니다. 설마 죽음의 순간까지 이럴까 싶지만,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을 놓지 않으려는 우리들의 모습을 볼 때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은 걱정이 생깁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서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날인데 우리들은 다른 것에만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성탄 카드를 쓰고, 성탄 선물을 사고, 또한 성탄 장식을 하는데 온 힘을 다 쏟습니다. 이것뿐입니까? 동창회 있지요. 망년회 있지요. 또 얼마 후에 있을 송년회까지……. 모임도 많고 프로그램이 많아서 너무나 분주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예수님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신경 쓸까요? 그래서 여러분에게 오늘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구원자 예수님께서 오늘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는 것은 비천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희망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직접 화려한 궁전에서 태어나신 것이 아니라, 가장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고 짐승의 구유에 누이신 것입니다. 예수님에게는 화려한 궁전도 하늘나라에 비하면 한없이 비천한 곳일 텐데 그보다도 더 낮은 자리를 찾아서 오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초라한 마구간을 또한 짐승의 구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에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외면하고, 대신 화려하고 멋진 곳만을 찾아가려 합니다. 그래서 초라한 곳에 계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요즘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또한 지난달에 있었던 수능시험을 치룬 학생들 중에 점수가 모자라 낙심되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외로움을 간직하고 계신 분도 계십니다. 또한 질병으로 인해서 절망 속에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 곁에 예수님께서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들 역시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이 땅의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새 희망을 주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예수님의 길을 따르도록 합시다. 초라한 마구간의 길을 또한 비천한 말구유의 길을 그리고 고통과 슬픔의 십자가의 길을……. 바로 그 뒤에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이 있습니다.



오늘 아무리 짜증나더라도 내게는 즐거움, 그저 즐거움만 있을 뿐이다.(존 켄드릭 뱅스)




크리스마스이브의 기록(‘좋은생각’ 중에서)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사진을 찍는 부부가 있었다. 독일 베를린에 살던 안나 바그너와 리하르트 바그너가 그 주인공. 스물여섯 살의 안나와 스물일곱 살의 리하르트는 1900년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마추어 사진가인 리하르트는 그해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이브에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카드로 보냈다. 이는 안나가 세상을 떠나기 3년 전인 1942년까지 계속되었다.

얼핏 보면 사진 속 풍경은 모두 비슷하다. 크리스마스트리와 그 앞의 바그너 부부,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식된 식탁, 소박한 실내장식.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의 살림살이와 바그너 부부가 받은 선물 등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한 살씩 나이를 먹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신혼부부이던 두 사람은 어느새 중년이 되고, 흰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늘어난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었다.

바그너 부부는 1차대전 초기에 독일군의 진격 상황을 기록한 지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두꺼운 외투를 입고 찍은 사진 밑에 “석탄이 부족해서.”라는 글을 남겼다. 이 사진들은 반세기가 흐른 뒤 한 집의 다락방에서 발견되었고, 책으로 출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바그너 부부가 40년 넘게 사진을 찍은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특별한 크리스마스이브의 기록. 세월 따라 변해 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남겨 두고 싶어서였을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늘 함께하자는 약속이었을까.
 
 
 
white christmas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 Mariah Ca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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