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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27일 야곱의 우물- 루카 21, 20-28 묵상/ 감사를 준비할 시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7 조회수568 추천수4 반대(0) 신고
감사를 준비할 시간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그때에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나가라.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 그때가 바로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기 때문이다. 불행하여라, 그 무렵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 이 땅에 큰 재난이, 이 백성에게 진노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루카 21,20-­28)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이다. 저녁식탁에 가족이 둘러앉아 하느님께 한 해를 감사하고 서로를 축복하는 푸근함이 넘치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추석에 조상을 기리듯 미국에 건너온 신앙의 선조들이 역경을 극복하고 뿌리내린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가 각별하다. 신앙의 자유를 찾고 이상향을 건설할 꿈을 품은 청교도들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에 승선한다. 66일 동안 폭풍 때문에 배 밑창에 갇혀 지내며 그들은 시편을 노래하고 기도로 용기를 북돋우며 견뎠다.
 
노아의 방주도 40일 만에 항해를 마쳤다는데 신대륙으로 향한 뱃길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이 험난한 모험이었다. 아메리카에 가까스로 도착했으나 전염병과 가뭄으로 그들 중 3분의 1이 넘는 44명이 첫해에 목숨을 잃었다. 다행히 우호적인 원주민들이 식량을 나눠주고 새 농작물 재배법을 가르쳐 주어 이듬해엔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질병과 굶주림에서 구원하시고 죽음의 고난에서 지켜주신 하느님께 첫 추수의 감격을 돌려드린 감사의 축제는 오늘도 재현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자연재해는 지구온난화와 환경변화로 예측불허의 정도가 더욱 심각해지고 인재의 규모도 확대된다. 올해도 지진과 태풍, 전쟁과 대형사고가 숱한 생명을 앗아가고 많은 사람의 삶을 고통스럽게 했다. 한 몸도 벅찬데 태아와 젖먹이를 돌볼 힘 없는 여인들은 처지가 어떠할까? 그들의 시련과 불행을 마음 아파하는 예수님께서 지금도 가장 그늘진 곳을 살피는 시선이 느껴진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믿음을 지켜 희망을 잃지 말라고 이르신다. 혼란스런 재앙 속에서 무서워 떨지 말고 오히려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고 하신다.
 
구원의 때가 가까워진 징조를 보라고 하신다.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모습을 볼 기대를 품는다면 두려움은 설레는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채찍으로 몸을 찢는 고행보다 고난이 끝나감에 기뻐하고 감사를 준비할 시간이란 가르침은 종말에 대한 우리 태도와 생각을 바꾸어 준다.
원영배(미국 로스앤젤레스 대교구 종신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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