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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과 매일 복음 묵상을 -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 떼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3 조회수560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제 32 주간 금요일 -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 떼가

 

여름에 아일랜드에 있으면서 두 번 슬라이고란 곳에 갔었습니다. 그 동네는 바닷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동네 사시는 분과 함께 바다낚시를 갔는데 팔뚝만한 돔들이 계속 걸려 올라왔습니다.

물론 저는 낚시를 할 줄 모르고 잡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간 이유는 잡은 고기를 그 자리에서 회쳐먹기 위해서입니다. 그 곳에 사시는 분은 능숙한 솜씨로 회를 뜨셨고 함께 간 신부님들과 함께 우리는 유럽에선 좀체 맛볼 수 없는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바닷가에 사시는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생선은 신선하면 날것으로 먹고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면 굽고 더 안 좋은 것은 튀긴다는 것입니다. 그 분 말씀에 의하면 생선을 요리하는 이유는 냄새가 나기 시작해서 날것으로 먹을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생선은 죽으면 썩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산체로 운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꽁치는 특히 빨리 죽고 빨리 냄새가 나기 때문에 요즘은 마취하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사실 생선만이 아니라 모든 것들이 썩으면 냄새를 풍깁니다. 오늘 예수님은 그 단순한 진리로 마지막 날이 어떻게 올 것인지 가르치십니다.

오늘 복음은 마치 마지막 날이 노아의 홍수 때처럼, 소돔과 고모라가 망할 때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한 때에 오리라고 하십니다. 물론 그럴 것입니다.

다른 공관복음과 비교해 볼 때 오늘 복음은 우선은 예루살렘의 폐망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이고 동시에 세상의 마지막 날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생선에겐 물이 생명이듯이 인간에겐 하느님이 생명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예수님을 몰아낸다는 것은 곧 죽는다는 뜻입니다. 예루살렘은 예수님을 몰아내어 성 밖에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러니 물고기가 물 밖에서 멀쩡할 수 없는 것처럼 예루살렘도 죽어서 냄새를 풍기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일들이 어디서 일어나겠느냐고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예언하십니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예루살렘은 그리스도를 배척하고 그분의 제자들까지도 박해하여 죽이거나 모두 쫓아냅니다. 예루살렘은 하느님을 버리고 혼자 살기를 택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죽음이었고 그 썩는 냄새는 독수리들을 몰고 왔습니다.

로마군대의 상징은 독수리입니다. 서기 70년에 독수리를 상징으로 하는 로마 군대가 예루살렘을 완전히 멸망시킵니다. 이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썩는 냄새를 풍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것이 비록 예루살렘에만 해당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세상 마지막 날에도 그럴 것이고 우리나라도 그럴 수 있고 우리 가정도 그럴 수 있습니다.

특별히 나 한 사람도 주님과 떨어지면 썩는 냄새를 풍길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사람의 썩는 냄새를 맡는다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썩는 냄새는 자신을 멸망시킬 것들을 불러들입니다. 파리가 몰려있으면 거기엔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이에나가 몰려있으면 거기엔 무엇이 있겠습니까? 썩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멸망시킬 것들을 불러들이지 않기 위해서 싱싱한 물고기들이 되어야 합니다.

  혹 썩는 냄새가 무엇인지 궁금하십니까? 성령님의 열매를 아시지요? 하느님을 모시지 않은 사람은 그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냄새를 풍깁니다.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미움이 들어오고 기쁨이 있어야 하는데 무기력과 우울증만 심해지고 평화가 있어야 하는데 걱정과 두려움이 자라나고 절제를 하고 싶은데 절제가 안 되면 이미 나는 부패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면 그 냄새를 맡고 더 안 좋은 것들이 나에게 달려들 것입니다.

  싱싱한 물고기가 되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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