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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묵상]하느님의 나라 - 서현승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3 조회수640 추천수1 반대(0) 신고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 루카 17,20-25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서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마라.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루카 17,20-­25)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요?


세상일에만 관심을 쏟고 나에게 필요한 것만 신경 쓰고 있기에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하느님의 나라’는 분명 이 세상 안에 있습니다.


아기와 눈을 맞추며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마당을 뛰어다니는 어린이의 모습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길섶의 들꽃 속에서도, 그 위를 맴도는 나비와 잠자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도 ‘하느님의 나라’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고 질문합니다. 그들은 천사들이 팡파르를 울리면서 화려하게 등장하는 하늘나라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와야만 사람들이 인정할 것이라 여겼을 것입니다.


율법을 잘 지켰고 신심이 깊었던 사람들인데도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 역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와 있습니다. 감사하는 눈길로 세상을 보면 ‘이 세상의 천국’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믿음과 감사로 사는 이들에게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느님의 나라   


   어렸을 적, 저는 미사 시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 예수님이 신부님 뒤에 서 계신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었고, 성체를 받아 모실 때에는 예수님이 아프지 않게 절대로 이빨로 씹어 먹으면 안 된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성장해서도 그러한 생각들이 전부 잘못된 것이었다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말 표현 너머에 보다 더 중요한 의미들을 조금씩 깨달아가면서 제 신앙도 성장해왔기 때문이지요. 어차피 언어로 표현된 것은 그것이 의미하는 내용을 체득해가는 과정을 통해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이니까요.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죽은 다음 지옥에 갈까봐 무서워서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좋아서, 하느님이 계시는 나라를 그리워하며 그 나라를 꿈꾸고 있습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와 있지만 완성되어야 할’ 나라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또 이미 우리 가운데 있다고도 말씀하십니다. 우리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했던 혹은 존재하는 한 국가, 나라와 같이 특정한 지리적 개념이나 시한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혼란스러워할 우리에게 예수님은 소중한 힌트 하나를 주십니다.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 서현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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