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전주교구 도보순례 밴드에 남긴 글입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9-03 조회수1,546 추천수1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밴친 여러 형제자매님,
태풍 피해는 없으신지요?
저는 어제 수요일 오전 10시에 미사를 봉헌한 후 바로 배낭을 메고 마산과 진주 사이에 있는 정찬문 안토니오 순교자 묘소를 순교자성월을 맞이하여 도보로 한번 갔다오려고 전날 마음을 먹고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서 떠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도원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가는 동안 물론 국도로 네비를 통해 가면서 묵주기도도 하며 갔습니다. 코스가 좀 위험한 코스도 있긴 했지만 조심했습니다.

네비상으로는 본당에서 약 35킬로미터인데 성지가까이 가서는 도로사정 때문에 우회를 해 도보를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40킬로 미터를 걸었습니다. 출발하면서 목표는 저녁8시에 도착하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총 남은 시간은 9시간 반 정도 만에 성지에 도착을 하려고 한다면 지금까지 2년 전에 유섬이 도보 때 경험치로 봤을 땐 거의 논스톱으로 걸어야만 될 상황이었습니다.

어제는 오후 2시까지는 나름 날씨가 도와주었습니다. 2시 이후로는 비도 맞으면서 나름 작년에 프란치스코 수도회 도보 이후로 우중 도보 순례를 한 셈입니다. 진산길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그제는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는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기 위해서 마산에 무학산이라고 하는 산이 있습니다. 

 

예전에 영세 받기 전에는 꿩 대신 닭이라고 지리산 종주와 같은 느낌으로 산행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있습니다. 약 20킬로미터 정도됩니다.약 5시간 정도해서 완주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어제 성지에 갔던 것입니다.

저녁 7시 반에 도착했습니다. 총 9시간 소요됐습니다. 중간에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시간과 휴식시간을 합쳐 30분이니 순수하게 8시간 반을 논스톱으로 걸었습니다.
이 밴드에 몇 분은 유섬이 때 함께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아실 겁니다. 제가 고문관이었다는 것을요. 이 성지는 유섬이 때 하루 묵었던 곳입니다. 사봉 공소가 순교자 묘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성지에서 2킬로 남짓 떨어진 터미널을 지나갈 때 그냥 여기까지만 걷고 마산에 갈까 순간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만 그렇게 하고 가기엔 아쉽다고 생각해서 이왕 이것도 하나의 제 신앙훈련이라고 생각해서 일단은 성지까지 완주하자고 생각해서 비를 맞으며 물론 우의를 입고 걸었습니다. 시골이고 마을 입구에 진입했을 때는 컴컴했습니다.

 

유섬이 때도 제 혼자 8시 이후에 아마 도착했을 겁니다. 저에겐 어쩌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소인지도 모릅니다. 그때 사실 이를 악물고 걸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보속하려는 지향을 가지고 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꼭 완주를 해야만 하는 절박한 사정이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인내했습니다. 그때 도착하니 마산에서 같이 참석하신 안나 자매님과 전주교구 엘리사벳 자매님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보고 대단하다고 하신 안나 자매님과 엘리사벳 자매님의 엄지척.
고문관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을 겁니다. 어제도 걸으면서 2년 전에 이 공소를 향해 걸을 때 저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예전에도 후기에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지만 또 하나 잊지 못할 일이 있습니다.

저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그때 마산 평협에서 오신 분들과 식사를 하지 못해서 엘리사벳 자매님이 저를 위해 챙겨주신 수육 몇 점은 정말 잊지 못합니다. 그때 비오 단장님이 어이 베드로 엘리사벳 누나가 널 위해 싸온 게 있으니 먹으라고 하시는 말씀에서 저는 그때 그걸 핑계삼아 누나라고 실제 말로는 용기가 없어 못하고 문자로만 한번 불러본 적이 있었습니다.

2년 전에도 보조 배터리 힘으로 폰 후레쉬 빛 도움으로 간신히 갔는데 어제도 그랬습니다. 캄캄해서 조금은 무서웠지만 드디어 공소 입구에 도착하니 폰 후레쉬로 비추니 예수님께서 팔을 벌리시고 계시는 동상을 보니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마치 베드로야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잘 왔구나라는 말씀을 해 주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변도 캄캄하고 해서 예수님께만 인사를 드리고 잠시 기도를 한 후에 가려고 했지만
가까이 바로 옆에 있는 순교자 묘소에서 잠시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인 것 같아 후레쉬 불빛을 이용해 묘소에 가서 잠시 기도를 드린 후에 내려왔습니다. 도저히 걷기도 힘들고 해서 마을 입구에서 기다렸다가 터미널까지 버스가 있어서 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터미널에 가니 막차가 진주에서 8시에 있고 반성터미널에 8시 35분쯤에 도착한다고 해서
딱 제시간에 도착해서 마산에 잘 도착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제가 유섬이 때 첫날 물집을 잘못 관리해서 순례기간 내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빗물도 약간 스며들어가서 그런지 발바닥이 불어서 그때 생긴 물집과 똑같은 물집이 그자리에 생겨서 지난번과 같은 고생을 하지 않으려고 물집만 터뜨리고 소독후에 약을 바르려고 작년에 사용했던 비상약을 보니 유통기한이 지나서 대일밴드만 붙이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이었는데 허벅지 위도 마찰 때문인지 문제가 생겨서 따까워 밤새 잠을 못 잤는데 이젠 조금 낫습니다. 약 사서 바르면 금방 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제 걸으면서 묵상한 내용이 있습니다. 도보순례가 신앙에 어떤 유익을 가져다 주는지도 한번 걸으면서 묵상을 한 게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가 따로 다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전주교구도보순례 형제자매님들 하느님 은총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어제 밴드 회원님들을 위해서도 걸으면서 기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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