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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오로 사도와 노예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3 조회수552 추천수3 반대(0) 신고
형제여, 나는 그대의 사랑으로 큰 기쁨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대 덕분에 성도들이 마음에 생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큰 확신을 가지고
그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명령할 수도 있지만,
사랑 때문에 오히려 부탁을 하려고 합니다.
나 바오로는 늙은이인 데다가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수인까지 된 몸입니다.
이러한 내가 옥중에서 얻은 내 아들 오네시모스의 일로 그대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그가 전에는 그대에게 쓸모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내 심장과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보냅니다.
그를 내 곁에 두어, 복음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대 대신에 나를 시중들게 할 생각도 있었지만,
그대의 승낙 없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대의 선행이 강요가 아니라 자의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가 잠시 그대에게서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를 영원히 돌려받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그가 나에게 특별히 사랑 받는 형제라면,
그대에게는 인간적으로 보나 주님 안에서 보나 더욱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아들이듯이 그를 맞아들여 주십시오.
그가 그대에게 손실을 입혔거나 빚을 진 것이 있거든 내 앞으로 계산하십시오.
나 바오로가 이 말을 직접 씁니다. 내가 갚겠습니다.
그렇다고 나에게 빚을 진 덕분에 지금의 그대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형제여! 나는 주님 안에서 그대의 덕을 보려고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내 마음이 생기를 얻게 해주십시오.(필레몬 7-20)
 
필레몬의 노예 생활을 하던 오네시모는 어느 날 주인으로부터 도망을 쳤다.
당시 노예들이 도망할 때는 주인의 재산을 도둑질하거나
주인의 가족들을 살해하는 일이 흔했다.
오네시모도 주인 필레몬의 재산을 도둑질하여 도망을 갔다.
도망친 노예가 행여나 붙잡히기라도 하면 죽을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오네시모는 주인의 재산을 훔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머나먼 로마로 갔다.
로마는 당시 세상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오네시모는 로마가 자신이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했다
.
그 당시 우연하게도 사도 바오로는 로마의 감옥에서 죄수의 몸으로 갇혀 있었다
.
그러나 사도 바오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복음을 전하고 증거했다.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 오게 되었지만 오히려 로마에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삼고 있었다.
로마의 감옥에서도 그는 비교적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때 사도 바오로와 오네시모가 로마의 감옥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의 종으로, 오네시모는 주인의 집을 도망친 종으로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섭리하신 분은 하느님이셨다.
사도 바오로는 오네시모에게도 주님의 복음을 전했다.
복음을 전한다고 해서 모두 다 믿지는 않는다.
오네시모는 사도 바오로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주인으로 받아들여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오네시모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진심으로 회개하여 구원을 받았다.
살아오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고 꿈도 꾸지 못했던 오네시모였다.
사도 바오로는 오네시모의 사람 됨됨이와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오네시모에게 자신과 함께 주님의 복음을 선포할 것을 권고했다.
“이보오, 오네시모. 나와 함께 주님의 일을 하지 않겠소?”

오네시모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를 듣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
“선생님, 저는 아무런 능력이 없는 일개 종에 불과한 사람입니다.”

오네시모는 사도 바오로에게 자신이 주인의 집에서 손해를 끼치고 도망친 노예이며
그간의 사실을 고백했다.
“오네시모,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는 신분의 차별이 있을 수 없소.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다 구원 받기를 원하고 있소.
당신이 무익한 존재로 살았으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고 나서 유익한 존재가 되었소.
당신은 충분히 능력이 있는 사람이오. 나를 믿고 따라주겠소?”
오네시모는 신앙의 스승인 사도 바오로의 제자가 되었다.
그 후에 오네시모는 사도 바오로 곁에서 충실한 협조자로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
“당신의 옛날 주인 필레몬은 나의 친구요.
이제 내가 편지를 한 장 써 줄 것이니 가지고 돌아가시오.
그리고 그에게 빚진 것은 내가 대신 갚아 주겠소.”
오네시모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바오로 사도가 노예를 인정하고 그리스도인들을 노예로 삼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갈라티아신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쓴지 5년 후에 필레몬에게 보낸 서간을 썼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입니다.”(갈라티아 3:26-28)
 
혹시 내가 바오로 사도가 말한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나에게 오는 신자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종으로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가?
비록 종으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내가 주의를 기울이고는 있으면서도 존경을 하지 않고
인간성을 무시하고 머슴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들이 나를 위하여 해줄 수 있는 것만 생각하고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잠깐 동안이나마 형제 자매로 사랑하며 환대한 적이 있었는가?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그들의 기쁨이나 슬픔이나 성공과 관심사를 알고 있는가?
그들이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게 해야겠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시면서도
모두를 사랑하시고 그 사람들이 당신을 알게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의 생각을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예수님을 닮아야겠다.
최선을 다해도 예수님과 같아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Chas Kestermeier,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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