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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24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4 조회수897 추천수11 반대(0) 신고

11월 24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 루카 21,1-4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여러분은 도둑입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여러분은 도둑입니다. 왜냐하면 제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저는 항상 여러분을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 가장 큰 고통은 이렇게 여러분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청소년의 사도 돈보스코 성인의 말씀입니다. 그의 청소년들을 향한 극진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말씀들이지요.


    한번은 돈보스코께서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교육은 마음의 일입니다.”


    처음 이 말을 접한 저는 꽤 의아해했습니다. ‘교육은 마음의 일’이라니 웬 뜬 끔 없는 말씀일까, 도대체 어쩌라는 말씀인가?


    그러나 묵상을 거듭할수록 교육자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말씀, 제대로 된 교육철학이 담긴 심오한 말씀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지칭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입니까?


    참 스승과 의무감에서 출근하는 교사 사이를 확연하게 구분해주는 잣대로서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다름이 아니라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활짝 열어주고픈 마음입니다. 청소년들이 홀로 설수 있도록 도와주고픈 마음입니다. 청소년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고픈 마음입니다. 결국 청소년들의 영혼을 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을 지닌 참 스승은 청소년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청소년들을 극진히 섬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식 같고, 친구 같고, 연인 같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마음이 없는 교사들은 어떻습니까? 그가 만나는 청소년들은 급여를 받으니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대상자일 뿐입니다. 의무감에서 싫어도 대면해야할 생계의 도구일 뿐입니다.


    마음이 없다보니, 마음이 가지 않다보니 때로 보면 짜증납니다. 그의 미래에는 별 관심도 없습니다. 그가 어찌되든 세월 가고, 헤어지면 그만입니다.


    마음이 없다는 것은 영혼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혼이 빠져나간 육신은 빈껍데기 일뿐입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은 메일이라 할지라도 수십 만 명을 대상으로 보낸 스팸 메일이라면 받아봐야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정성이 담겨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선물이라 할지라도 의무감에서 건네는 선물이라면,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선물이라면, 마음이 담기지 않은 선물이라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가난한 과부의 작은 헌금을 크게 칭찬하십니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사실 과부의 헌금 렙톤 두 닢은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배춧잎이거나 아무리 못해도 천 원짜리 지폐를 넣었는데, 과부는 딸랑 200원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바리사이들은 수군거렸겠지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헌금으로 200원이 뭐냐, 200원이!”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배춧잎은 넣은 바리사이가 아니라 가난한 과부의 200원을 칭찬하시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과부의 헌금에는 바로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진심이 담겨있었습니다. 지극한 정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삶 전체가 녹아들어가 있었습니다.


    의무감에서 하는 봉헌, 보란 듯이 우쭐하는 마음에서 드리는 봉헌, 쓸 것 안 쓸 것 다 쓰고 남는 것을 바치는 봉헌이 아니라 준비된 봉헌, 감사의 마음이 담긴 봉헌을 주님께서는 바라고 계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25번 /사랑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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