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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의 길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0 조회수762 추천수4 반대(0) 신고
 

평화의 길

 


   오늘복음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십니다.

단순히 ‘예루살렘이 멸망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을 바라다보시며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흘리시는 눈물은,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마음에 흘리시는 눈물입니다. 성전 파괴에 의해 심각한 피해, 재난, 생명을 잃는 그 무시무시한 재앙에 힘들어할 사람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흘리시는 눈물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목숨과도 같은 하느님의 성전이 파괴될 위험이 다가 왔는데도, 그 무사 안일함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는 그 무디어진 마음에 안타까워 흘리시는 눈물입니다.


   실제 예루살렘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뒤 얼마 되지 않아, 곧 70년경에 멸망합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이 멸망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예루살렘이 패망한 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하느님의 거룩한 도성이 파괴되어 의지할 곳 없어 가슴아파하는 심경을 노래한 시편이 있습니다.


   “바빌론 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 흘렸다. 그 언덕 버드나무 가지위에 우리의 수금을 걸어 놓고서



   우리를 잡아 온 그 사람들이 그곳에서 노래하라 청하였지만

   우리를 끌어 온 그 사람들이 기뻐하라고 졸라대면서

   ‘한가락 시온 노래 불러라’고 하였지만

   우리 어찌 남의 나라 낯선 땅에서 야훼의 노래를 부르랴!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 버릴 것이다.

   네 생각 내 기억에서 잊혀진다면

   내 만일 너보다 더 좋아하는 다른 것이 있다면

   내 혀가 입천장에 붙을 것이다.”


   위의 노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가 지내면서 불렀던 노래로서 시편 137편에 기록된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예루살렘은 매우 특별합니다. 그러나, 정작 예루살렘에 살았을 때에는 그 특별함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예언자들이 ‘회개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예루살렘이 망한다.’ 라고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온갖 불의와 우상 숭배, 타락에 젖어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하지 않으면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를 외면하였습니다. 아니, 오히려 자기네는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백성이기 때문에 그분께서 항상 지켜 주실 것이라는 거짓 예언자들의 무사 안일주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결국 그리하여 그들은 예루살렘의 함락이라는, 바빌론 유배라는 비극을 맛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때서야 그들은 예루살렘의 특별한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오죽했으면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는다면, 너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내 혀가 입천장에 붙을 것이고, 내 오른 손이 말라버릴 것이다”하고 말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 예루살렘은 정말 소중한 곳입니다. 하느님이 계시는 거룩한 성전이요,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요, 마음의 고향입니다. 이렇게 소중하고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임에도... 막상 예루살렘 안에서 살아갈 때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하며 살아가듯이, 이스라엘 백성들도 예루살렘의 의미와 고귀함을 온 마음으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예루살렘이 패망해 버린 후에, ‘아 하느님의 성전이 예루살렘이 파괴되어 버리다니, 예루살렘에서 하느님께 경배를 드릴 때는 참 좋았는데... 왜, 거짓 예언자들의 말만 믿고 그리 안일하게 살아갔는지...’ 라는 반성을 하였지만... 그토록 시편 137편을 읊었지만, 그 때는 이미 늦어버린 뒤였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의 패망을 예견하시며 눈물을 흘리시지만.. 이런 의미를 깨달았을 때는..‘아 그러지 말아야 했었는데... 예수님의 눈물의 의미를 깨달았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는 ‘아 옛날이여, 지난 시절 다시 올 수 없나. 그날, 그날이여!’ 라는 노래 말과 같은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미 예루살렘은 그것도 두 번이나, 파괴되어 버린 뒤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이와 비슷한 모습, 삶이 있습니다. 좋고 행복할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자신이 살아가는 삶, 모습이 얼마나 고귀하고 가치 있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가 그것을 잃고 나서야, ‘아 그 때 그러지 말걸... 사람들의 충고와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호소하는 것을 들을 걸...왜 그 때 그러지 않았을까’ 라며 후회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깊은 절망과 억장이 무너지는 체험들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요, 후회는 우리의 후회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그 악순환 되는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버려야 합니다. 정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을 잃어버리거나, 파괴되는 위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그 방법이 바로 예수님께서 알려주는 “평화의 길”의 의미는 아는 것입니다.


   ‘평화의 길’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많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닌 하느님 백성이라는 품위... 하느님을 모시고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 늘 내적인 평화와 행복, 삶의 의미와 보람을 알게 되고 이에 대한 감사를 드리며 살아가게 된다는 것... 이를 남에게 전해주는 그러한 존재로 변화되었다는 점... 이란 면 안에서 살펴보아야 참된 평화의 의미일 것입니다.


   때문에, “평화의 길”은 화답송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네가 오늘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거든, 너의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 곧, ‘네가 주님과 함께 살아가니, 늘 주님의 눈으로 보려하고, 늘 주님의 귀로 들으려 하고, 늘 주님의 입으로 말하려 하고, 늘 주님의 마음으로 느끼려 노력하는 것이 바로 평화의 길이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평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라는 말씀으로 묵상해 보았습니다.


   정말, 마음이 무디어져 버리는 것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너무나도 쉽게 돌처럼 단단해져 버립니다. 때문에, 늘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돌처럼 무디어져버린 제 마음을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꾸어 주소서’ 라는 기도를 자주 드리며 지냈으면 합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

 

Rivers Of Babylon (바빌론 강가에서)은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요.
바빌론에 정복당한 이스라엘인들의 심정을 노래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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