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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캐오가 올라간 돌무화과 나무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8 조회수752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1-5)
 
오늘 복음(루카 19:4)에는 자캐오가 사람들의 눈을 피할 겸 키가 작아
예수님을 더 잘 보기 위해 돌무화과 나무에 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성경에는 숨어있는 뜻이 많아, 돌무화과 나무가 어떤 나무이기에
자캐오가 돌무화과 나무에 올라갔나 하고 찾아 보았다.
돌배 나무나 개살구 나무하면 못 먹는 배, 못 먹는 살구를 떠올린다.
마침 허영엽 신부님이 쓰신 『성경 속의 동 식물』에 돌무화과 나무가 소개되어 있었다.
‘생명’나무였다.
부자 자캐오가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으로 쓰이던 나무에 올라갔던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돌무화과 나무는 팔레스티나와 시리아와 동부 아프리카에 자생하는 나무이다.
돌무화과 나무는 잎과 껍질이 뽕나무를 닮았지만 열매는 오히려 무화과를 닮았다.
그러나 그 열매는 더 작고, 숫자는 훨씬 많다.
또 나무의 여러 곳에서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열매는 어린 가지나 묵은 가지 할 것 없이, 심지어 굵은 줄기에서도 달리기도 하고
1년에 여러 번 열매를 맺는다.
열매 맛은 무화과만은 못해 가축 사료로 많이 사용했지만
단맛이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으로도 사용했다.
따라서 돌무화과 나무는 특별하게 관리했던 나무다.(1역대 27:28)
돌무화과 나무는 더위나 건조한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잘 자라지만,
산악지대의 추운 기후에는 견디지 못한다.
돌무화과는 잎이나 나무에 상처를 내면 흰 즙이 나온다.
이것은 무화과 나무와 공통된 성질이지만, 잎과 열매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줄기는 우리나라 오동나무처럼 연하고 가벼워 가공하기도 쉽다. 
 또 수분과 부패에 견디는 힘이 좋아서 고대 이집트인들은 관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이집트 고분에서 B.C.30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돌무화과나무 미이라 관이 발견됐다.
이 밖에도 가구, 문짝, 상자 등을 만드는 데 널리 쓰였으며 가벼워서 천장재로도 이용했다.
 돌무화과 나무는 수명이 긴 나무이기도 하다.
사막에서는 그늘이 생명을 지켜주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유목민은 그늘을 위해, 또는 식량을 얻으려 돌무화과 나무를 즐겨 심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생명 나무로 숭배하기도 했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다산과 풍요를 바라며
돌무화과 나무 밑에 과일, 곡식, 채소, 꽃, 물 등을 바치고 제사를 지냈다.
돌무화과 나무는 가나안이나 예리코 등에 아주 흔한 나무였다.
 또한 돌무화과 나무는 크고 뿌리가 깊은 나무였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 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 17:6)
 
 쉼 없이 하루하루를 바삐 살아도 어딘가 모르게 허전함을 달래려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다.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이 말한 대로
‘사회는 없고 개인과 가족만 있는’ 세상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살을 생각하고, 자신이 늘 불행하다고 느끼고,
자신이 늘 외롭고 쓸쓸하다고 느낀다.
권대웅 시인의 『당신이 별입니다』라는 책은 산문 모음집으로서 감성 에세이 집이다.
고달프고 힘든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평온을 안겨주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 무화과나무의 꽃에 대한 글이 나온다.
《무화과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고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무화과입니다.
그 열매의 향기는 어느 꽃보다도 향기롭고 은은하고 오래가고 멀리 갑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을 뿐이지 실제로는 내부에서 꽃을 피우는 열매입니다.
때때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무화과나무 같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자신 안에 꽃이 피어 있는데, 활짝 속 꽃이 피어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다른 꽃들을 부러워하며 겉으로만 꽃을 피워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요? 이 세상에 그 누구든 꽃피는 시절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시절을 모르고 심드렁하며 지나갈 뿐입니다.
어쩌면 지치고 외로운 지금 이 순간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시간이고
가장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때인지도 모릅니다.
힘들어도 미소 지을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가난하고 어려워도 그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며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들 때문에 반짝거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부족한 부분이 드러난다.
어두운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현실의 아픔 때문에 좌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님은 어둡고 아픈 시간 동안 무지를 깨닫고 각성하는 기회를 주신다.
그 고통은 주님께로 가는 징검다리이다. 자캐오의 행동이 보여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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