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01 조회수1,173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7월 1일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Lord, save us! We are perishing!”
 “Why are you terrified, O you of little faith?”
(Mt.8.25-26)
 
 
제1독서 아모스 . 3,1-8; 4,11-
복음 마태오 8,23-27
 
 
신부들에게 여름은 그렇게 좋은 계절이 아닙니다. 무더운 날씨에 긴 수단은 정말로 커다란 짐이 아닐 수 없거든요. 물론 여름 수단이라고 얇은 수단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수단이 반팔도 아니고 또한 짧은 치마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더운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하루 중에 수단을 입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더위로 인해 생기는 땀으로 여름 수단은 금세 더러워지고 땀 냄새도 배이게 됩니다. 그래서 자주 세탁을 해야 하는데, 저는 그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았지요. 왜 그랬을까요? 제가 좀 지저분해서? 물론 지저분한 것이 맞기는 하지만, 옷을 갈아입지 않을 정도로 지저분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것. 여름 수단이 딱 한 벌 뿐이라서 그렇습니다. 세탁을 맞기면 세탁되는 동안은 입을 수단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아껴서 그리고 깨끗하게 입으려고 노력하지요.

사실 작년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맞추러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름에 맞추면 가을이 되어서나 나온다는 것입니다. 여름 다 지나서 여름 수단이 나오면 뭐합니까? 그래서 맞추지 않았습니다. 대신 올 봄에 여름 수단을 새롭게 맞추겠다는 결심을 한 채…….

그러나 이것저것 신경 쓰면서 살다보니 또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한 벌 뿐인 수단을 아껴서 깨끗하게 입으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며칠 전에 알게 되었네요.

봄, 가을, 겨울에 입는 검은 수단은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면 시간이 걸리지만, 여름 수단은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아침 미사 후에 물세탁을 하고 다림질 하면 다음 날 입을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조금 깨끗하게 살고 있습니다. 여름 수단도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줄 알고 더럽게 지냈는데, 세탁이 간단하기에 이제는 깨끗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지요. 알려고만 했으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을,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생활했네요.

하긴 이러한 모습은 우리들의 일상 안에서도 종종 드러나지요. 즉, 내 생각만 옳다는 어리석은 모습을 통해서 우리들은 정작 누려야 할 것도 제대로 못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주님께 이렇게 기도하곤 하지요.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도에 주님께서는 “왜 겁을 먹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라고 말씀하시면서 굳건한 믿음 안에 답이 있음을 이야기해주십니다. ‘나’라는 틀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닌, ‘주님’이라는 틀에 갇혀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사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이제는 내 생각만 옳다는 어리석은 모습을 하나씩 버려야겠습니다.



내 주위를 깨끗이 청소합시다.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좋은 글’ 중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에 수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됩니다. 사랑이 그렇고 우정이 그렇고 인생이 그렇지요. 하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그 아쉬움이 우리들의 삶에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상점에 불이 나 모든 것이 다 타 버렸을 때 사람들이 주인에게 위로를 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가만히 입을 열었습니다.

『물론 상점은 이미 다 타 버렸습니다. 하지만 내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일 다시 가게 문을 열겠습니다. 물건은 다 타 버렸지만 내 희망은 아직 타지 않았으니까요.』

『아, 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만 되뇌며 우리 인생을 마감해 버리기엔 우리 삶에 남겨진 시간들이 너무 눈이 부시지 않습니까?

그대가 아쉬움이라고 불렀던 그 삶 속엔 언제나 희망이라는 작고 못생긴 씨앗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이제 그대의 마음 밭에 한 때 아쉬움이라고 불리던 그 희망이라는 씨앗을 다시 심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Yukie Nishimura - A Letter 
 
Judith Alegarbes - I Only Want To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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