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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14 조회수643 추천수4 반대(0) 신고


 

서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예전에 읽은 책 중에 ‘거인들의 발자취’란 책이 있어요. 그 중에서 성서에 나타난 4명의 지도자를 분석한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본당에서 직장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그런 나의 유형 속에서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의 빛을 보여주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1) 주도형 스타일(담즙질)
이 유형은 목적 지향적이며, 불도우저 같은 추진력을 가졌고, 일방적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기보다는 자신이 모든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스타일입니다. 도전을 좋아하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신의 결정과 능력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통제력을 원합니다.

주도형의 대표적 성서 인물로는 사도 바오로를 들 수 있습니다. 항상 자신의 능력의 한계 끝까지 가는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았던 바울은 단도직입적이고 지시적이었으며, 그 어떤 사람에게라도 자신이 가진 생각을 불같이 표현해 버리는 거침없는 언변을 가졌고, 아무리 힘든 일도 주저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는 결단력의 리더였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부딪히는 경우에는 서열로 보면 까마득한 선배인 베드로나 바르나바와도 일전을 불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도형은 어렵고 힘든 일들을 과감하게 이루어 내는 행동파라서 큰일을 이루어 내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는 독재자가 되어 버릴 가능성이 많은 유형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사람은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하고, 일의 결과와 함께 과정에서 무리가 없었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만약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한다면 간단명료하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결과와 핵심을 찔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유형이 반원이라면 일을 맡긴 후에는 나중에 책임만 묻고 과정에서 자질구레한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2) 사교형 스타일(다혈질)
이 유형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졌고, 그 생각을 탁월한 표현력으로 사람들에게 열정적으로 전파하는 스타일입니다. 낙관적이고 외향적이어서 늘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모입니다. 직관에 의지해서 신속하고 순발력 있게 모든 상황에 대처해 나가고, 또 그런 사람으로 알려지기를 원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일이 많을 때가 아니라 자신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가장 힘들어합니다.

또 이 모든 장점들이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해서 너무 말을 많이 하게 되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하기 쉽습니다. 또 일의 마무리가 부족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위험 소지를 항상 안고 있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사교형이 바로 베드로입니다.

항상 감성적이었고 모험적이었던 베드로는 성미가 급해서 일단 생각나는 대로 일을 저질러 놓고 보는 반면에 열정적이고 정이 많아서 열두 제자 중의 수제자가 될 정도로 사람을 많이 모으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주님을 앞서 가다가 몇 번씩 사고를 치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하다가 예수님의 가장 무서운 위기의 순간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그를 예수님이 변화시켜서 다시 쓰셨을 때 그는 한 번의 열정적인 설교로 3,000명, 5,000명의 대군중을 일시에 개종시키는 놀라운 감화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그의 튀는 창의력과 능력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 주고, 열정적으로 동감을 표현해 줘야합니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도전하면 한층 더 기운을 얻을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일을 해나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맡겼으면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주고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대로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튀는 창의력과 모험성, 탁월한 대화 능력, 그리고 따뜻한 인간관계 조성 능력을 가진 이 사교형 리더십은 방송 PD, 벤처 기업 등의 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3) 안정형 스타일(점액질)
이 유형은 모험을 싫어하고, 안정적이며,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 때로는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온화하고 다정다감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 줍니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일하기를 꺼려하는 타입이다. 또 이들은 협조적이고 충성스러우며 지도자에게 잘 복종해 줍니다. 그러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의 결과에 소홀히 하게 되는 때가 많습니다.

안정형의 대표적인 성서 인물로는 아브라함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군소리 없이 쉽게 순종하고, 자신에게 안전을 보장해 주는 고향을 떠났습니다. 아들 이사악도 아무 불평 없이 하느님의 제단에 바치고자 합니다. 아마 주도형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순종할 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늘 갈등 상황이 벌어지면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갈등을 회피하는데 애썼고, 정이 많아서 항상 만만찮은 희생과 모험을 무릅쓰고 조카 롯을 도와주었습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과는 항상 따뜻한 관계의 표현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 주고, 그들의 사적인 문제까지도 관심을 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야말로 ‘아’ 다르고 ‘어’ 다르게 받아들이기 쉬우므로, 갈등상태를 최소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한 일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고 해서 그들과의 관계 자체가 금이 가는 것이 아님을 늘 인식시켜 줘야합니다. 또한 사람을 배려하는 정점을 격려해 주되, 지나치게 관계에 집중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챙겨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신중형 스타일(우울질)
이 유형은 매사에 꼼꼼하고 철저하며,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시간 내에 일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입니다. 속도보다는 질적 우수성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질릴 정도로 조사하고 연구하고 검사해 본 뒤에야 발을 내딛는 타입입니다. 돌다리를 두드려 보는 정도가 아니라 깨물어 보고 흔들어 보아야 건널 사람들입니다. 항상 정돈되어 있고 철저하고 분석적인 장점이 있지만 도전 정신과 융통성, 결단력이 부족한 약점도 있습니다.

신중형의 대표적인 성서 인물은 모세입니다. 모세는 매우 박식하고 유능한 사람이었지만,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 지도자가 되라는 도전을 주었을 때 매우 소극적이었고 조심스럽게 반응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율법을 꼼꼼하고 완벽하게 가르쳤으며, 그대로 복종하는지를 세심하게 챙겼습니다. 철저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론이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금송아지를 만들어 경배하자 가지고 왔던 하느님의 계명 판을 던져서 깨버리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모든 일을 하나에서 열까지 다 감당하는 스타일로서 탈진 직전까지 갔다가, 장인 이드로의 충고로 다른 이들에게 지도자의 일을 위임했던 사람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 하나는 실수 없이 정확하게 해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중형은 주도형이나 사교형과는 달리 일의 중간 과정에서 성실하게 보고하게 하고 실수가 없는지 챙겨 주는 것을 오히려 더 고마워할 스타일입니다. 또한 일을 최고의 수준으로 하는 것은 격려하되, 병적인 완벽주의로 자기와 남을 지나치게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한번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허물과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나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지 않아서 늘 답답했던 분들의 마음도 이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품어 주는 것은 겸손과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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