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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7일 야곱의 우물- 마태 5, 17-19 묵상/ 아버지의 향기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7 조회수562 추천수7 반대(0) 신고
아버지의 향기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마태 5,17-­19)
 
 
 
 
◆아버지는 하느님을 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왜 아버지께 하느님에 대해 말하지 못했을까?’ 오랜 세월 동안 그 생각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후회했다. 그런데 내가 상담 공부를 하면서 그리고 예수님을 더 가까이에서 체험하면서 우리 아버지야말로 훌륭한 상담자였고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사셨던 분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아버지에게는 스물두 명의 손자가 있다. 아버지는 손자들이 각각 무슨 과자를 좋아하고, 무슨 놀이와 장난감을 좋아하고, 무슨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다 기억하셨다. 아버지는 자식 집에 가실 때 손자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준비해 누구 하나 소외되거나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게 나눠주셨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맞는 안부를 물어주시고 그 아이에게 맞는 놀이를 함께하셨다.

자식들 사이에 균열이 있는 듯싶으면 아무 말씀 없이 다 불러 모아 함께 식사를 하셨다. 가끔씩 맥주도 한 잔씩 따라주시며 “모처럼 너희들과 함께 식사를 하니 밥맛도 좋고 참 기쁘고 행복한 것이, 이 세상에서 아버지가 복이 제일 많은 부자구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우리는 모두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반성하고 화해와 용서를 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누구를 만나든 항상 공평하게 대해 주셨고, 늘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시는 자애롭고 따뜻한 분이셨다.
이제 내가 자녀를 기르고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문득문득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이럴 때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하셨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때 보았던 아버지의 지혜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마음 안에는 늘 아버지의 향기가 살아 있다.

오래전 기적처럼 예수님의 삶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나는 아버지께 하느님에 대해 말하지 못한 후회스런 마음을 편히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 아버지의 삶 안에서 예수님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버지를 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아버지의 향기로 살아간다.
윤미경(평화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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