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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6일 야곱의 우물- 마태 18, 21-35 묵상/ 너도 한때는 . .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6 조회수529 추천수5 반대(0) 신고
너도 한때는···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늘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마태 18,21-­35)
 
 
 
 
◆아들이 대학에 진학한 후 처음에는 학교에 적응하기 바쁘다고 주일 미사에 빠지기 시작하더니 한 학기가 지나면서는 이런저런 핑계로 아예 냉담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냉담만은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아들에게 “하느님이 벌준다. 그러고 네가 하는 일이 잘될 것 같으냐?” 등 왜곡된 표현을 참 많이 했다. 그럴수록 아들과 나와의 관계는 서먹해지고, 주일만 되면 내 속에서는 아들에 대한 미움이 증폭되어 갔다.
 
아들이 군에 입대하던 날도 아들의 안녕을 염려한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성당 열심히 다녀.”라는 말을 했다. 어쩌다 전화를 하면 첫마디가 “성당 갔냐?”였으니 그 당시 아들이 얼마나 섭섭했을까? 그렇게 아들은 제대를 했고, 아직도 미사참례를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전과 다르게 아들이 성당에 가지 않은 것에 대해 두 번 다시 말하지 않는다. 대신 언젠가는 때가 되면 가리라 믿으며 묵묵히 기도드린다.
내가 그런 기다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때문이었다. 어느 날 문득 “너도 한때는 냉담하지 않았니? 그러나 결국 돌아왔잖니. 왜 그걸 잊어 버렸어? 돌아올 거야, 기다려 봐.” 하느님의 그 말씀은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풀었는데 왜 너는 자비를 베풀지 못하느냐?”는 소리로 들렸다. 맞아, 나도 한때는 냉담했지….
그때의 체험으로 나는 억지로 애쓰면서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삶을 바꾸려 하지 않게 되었고 대신 때를 기다리는 인내를 배웠다. 그 인내를 배우고 나니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쓰지 않아 생활이 경쾌하다.
윤미경(평화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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