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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 2008.2.24 사순 제3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4 조회수598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욕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8.2.24 사순 제3주일                                              
탈출17,3-7 로마5,1-2.5-8 요한4,5-42

                                              
 
 
 
"주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묵상 중 문득 생각 난 다음 시편 구절입니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 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십 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에  젖은 것, 날아가듯 덧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이래서 저절로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주, 우리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시어 우리 손이 하는 일 잘 되게 하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 잘 되게 하소서.”

요즘 계속되는 가뭄입니다.
저절로 하늘을 바라보게 되고 새삼 인간의 무력함을 절감합니다.
 
메마른 사막 같은 대지,
흡사 황량하고 삭막한 요즘 사람들의 마음 같기도 합니다. 그
 
저께 끝기도 후 잠시 바람이 불고 비가 뿌렸습니다.
바짝 말라 먼지 날리던 땅이 얼마간 촉촉이 젖었습니다.
 
‘아, 하늘 은총은 이런 것이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조금 비오고 그쳤습니다만
그 순간은 누군가에게 비가 온다고 기뻐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서 생명의 샘,
주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의 심정이 이러했을 것입니다.
메말랐던 마음은 은총에 촉촉이 젖어 기쁨에 벅차
물동이를 버려두고 고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외치는 사마리아 여인입니다.
“와서 보십시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니실까요?”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눈이 열려가면서 예수님을 선생님에서 예언자로,
마침내 구원자 그리스도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서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야곱의 우물’가에 앉으셨다는 대목이 의미심장합니다.
 
우리와 똑같이 사막 같은 삶의 여정 중에 지치신,
그러나 생명의 샘을 지니신 예수님이라는 사실이 퍽 위안이 됩니다.

오늘 사순 제3주일,
주님은 야곱의 우물 같은 미사잔치를 통해 우리를 방문하셨습니다.
 
야곱의 우물이 상징하는 바, 생명의 샘이신 예수님이자 성체성사입니다.
 
우리 모두 인생 광야 여정 중에 목이 말라
사마리아 여인처럼 야곱의 우물,
생명의 샘이신 주님을 만나러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하느님을 목말라 하는 우리 모두를 상징합니다.
목이 탈 때 저절로 잠이 깨어 물을 찾듯,
하느님에 목이 탈 때 저절로 잠깨어 일어나 새벽기도를 바치는 수도자들입니다.
 
1독서에서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은 목이 타자, 모세에게 불평하였다 합니다.
믿음의 눈이 열렸더라면 절대 불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육신의 목마름을 즉시 영적 목마름으로 전환하여
타는 목마름으로 하느님을 찾았을 것입니다.
 
바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호렙의 바위를 쳤을 것입니다.
 
믿음의 눈이 닫힌 이들의 눈에 이 생명 샘의 바위가 보일 리 없었습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 친히 개입하시어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제 내가 저기 호렙의 바위위에서 네 앞에 서 있겠다.
  네가 그 바위를 치면 그곳에서 물이 터져 나와,
  백성이 그것을 마시게 될 것이다.”

호렙의 바위나 야곱의 우물 모두가 상징하는바
생명의 샘이신 예수님이자 이 은혜 충만한 성체성사입니다.


하느님을 목말라 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사마리아 여인 같은 우리들입니다.
 
세상 좋다는 모든 것들도 우리의 목마름을 해갈시키기는커녕 계속 목마르게 합니다.
하여 갖가지 중독환자들이 그리도 많아지는 겁니다.
 
하느님을 마셔야 해갈 될 것을
세상 것들의 물로 해갈시키려하니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뿐이 없습니다.

“너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지만 지금 함께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니,
  너는 바른대로 말하였다.”

남편 다섯이나 있었어도 채워지지 않는 갈망의 사마리아 여인,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세상 그 무엇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아
우리의 무한한 갈망의 마음을 채울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만이 무한한 갈망을 채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집니다.
이게 우리의 희망이자 자랑입니다.
 
오늘 복음의 백미와 같은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 세상의 물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다.”

주님을 믿고 사랑할 때 주님 주시는 은총으로
누구나 허무의 심연 같은 마음은 사랑과 생명의 샘으로 변해 버립니다.


내 삶의 자리가 성전이요 생명의 우물입니다.

야곱의 우물, 생명의 샘 주님을 찾아 이곳저곳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바로 주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가르쳐 주신 말씀은
그대로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믿음의 눈이 멀어 이 생명의 우물을 곁에 두고도
목말라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계속 밖으로 생명의 물을 찾아 나서지만 해갈 할 길은 요원합니다.
“여인아 내 말을 들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참으로 고무적인 말씀입니다.
 
어디에나 계신 영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수도원이나 성당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든 영과 진리 안에서 살고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핵심은 ‘지금이 바로 그 때다.’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마음으로 깨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그 어디나 하느님 계신 거룩한 성지입니다.


제자들에게 주신 다음 주님의 말씀이 참으로 심오합니다.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십니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우리 역시 하느님께 초점을 두고 살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을
내 양식으로 삼으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기도대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기를,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기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힘쓰는 삶이 바로 우리의 영원한 양식입니다.
 
이래야 언제나 영적으로 풍요로운 삶입니다.
결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마음의 눈 활짝 열려 참으로 희망차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다음 예수님의 활짝 열린 영적 비전이 부럽습니다.

“눈을 들어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다 익어 수확 때가 되었다.
  이미 수확하는 이가 삯을 받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알곡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리하여 씨 뿌리는 이도 수확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게 되었다.”

이미 지금 여기서 승리의 수확 때를 내다보며 기뻐하는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함을 양식으로 삼은 자에게 활짝 열리는 영적비전입니다.


그러니 언제 어디서나, 생명의 하느님을 찾읍시다.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드립시다.
 
우리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 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을 우리의 양식으로 삼읍시다.

오늘 이 야곱의 우물가,
거룩한 생명의 미사잔치에 우리를 초대해 주신 주님은
생명의 빵인 당신 말씀과 성체로,
또 생명의 물인 사랑의 성령으로
우리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완전히 해결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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