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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혼의 우물을 깊이 파라....류해욱신부님
작성자박계용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4 조회수900 추천수18 반대(0) 신고
 

     

 

                                사람이 누구에게 오래 머물다 가면

 

                               메울 수 없는 우물이 생기는가 보네

 

                               그 우물에선 맑은 물도 샘솟는가 보네

 

                               그곳에는 달이 뜨고, 향기도 찰랑찰랑하네.

 

                               내려다보면 무뚝뚝했던 나도 쳐다보고 있네.

 

                               나는 거기를 향해 돌멩이를 힘껏 던져보네

 

                                      던지니까 나와 우물이 동시에 깨져버리네

 

                                      깨진 우물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아무네.

 

                                      그가 나에게 남긴 우물,

 

                               그가 그리울 때면

 

                               나는 예서 물을 떠 목을 축이며 산다네.  


     김 영남 시인의 "나도 그의 맑은 우물이 되고 싶네."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시인의 시어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맑은 "향기가 찰랑찰랑하는" 시입니다.

     저는 이 시에 "니고데모의 노래"라는 부제를 붙이고 싶습니다.

 

         요한복음에서 듣는 니고데모의 예수님과의 만남.

    그 만남은 니고데모에게 목이 마를 때는 물을 떠 목을 축이는 우물이 되었을 것이      기 에,    니고데모가 예수님과 만나고 난 후, (시간이 얼마 지난 후에) 시를 썼다면

     이 시와 참 비슷한 느낌의 시가 아니었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누구에게 머물다 갈 때 거기 우물이 생길 수 있다면 그 만남은 참 특별한

 만남일 것입니다.

     이번 바이칼 명상 여행에서의 우리들의 만남이 이런 특별한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니고데모에게 예수님과의 만남도 그런 아주 특별한 만남이었을 것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을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 그러했듯이

     니고데모에게도 예수님은 갈증을 채워주는 샘솟는 우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니고데모라는 인물은 바리사이파 사람이고 유대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복음은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공동번역에서 우리말로 "지도자"라고 옮겼지만 원문에 쓴 단어(archon)를 보면 70인으로 구성되어 있던      유대 의회인 산헤드린의 한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식으로 쉽게 이해하면 국회의원인 셈이지요.

 

     그러니, 상당히 지체가 높은 양반입니다. 또한, 상당한 재력가이기도 합니다.

     예수님 장례 때 쓰려고 침향이 섞인 몰약을 백 근이나 가져 온 것을 기억하시지요.

     당시에 침향이 섞인 몰약은 상당히 고가였다고 합니다.  

     

       사회적인 명성과 재력을 두루 지닌 니고데모라는 인물이 예수님을 만나려고 밤중에 은밀하게 찾아왔다는 것은      참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이 사람에게 무엇이 부족했을까요?

 

         바로 영혼입니다.

 

     이 사람은 영혼의 목마름을 느꼈던 것입니다.

 

     세상의 부귀영화로는 채울 수 없는 영혼의 목마름을 느꼈던 것이고,

     그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은밀하게 예수님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새로 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둘이 나눈 대화를 들어보면 니고데모가 처음부터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들은 것은 아니지요.

 

     예수님과 함께 머물면서 서서히 메울 수 없는 우물이 생겨난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처음에 그 우물을 들여다보니 거기 처음에 무뚝뚝했던 자기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거기를 향해 돌멩이를 던져 보기도 했을 것입니다. 자기의 그런 모습이 싫었겠지요.

     그러나 깨진 우물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다시 아문 그 우물에는 이제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 그분의 얼굴이 달처럼 떠오르고 향기가 찰랑거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외쳤을 것입니다.


                           그가 나에게 남긴 우물, 그가 그리울 때면

                           나는 예서 물을 떠 목을 축이며 산다네.  

 

 

     예수님이 자기에게 맑은 우물이 되어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된 니고데모는 깨달았을 것입니다.

     자기도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우물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나도 누군가에게 맑은 우물이 되고 싶네.  

 

     우리가 삶에서 누군가에게 맑은 우물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고도원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이 바로 이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깊은 산속 옹달샘’ 명상 센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깊은 산속 옹달샘에서 솟는      물로 목을 축여 주시고자 하는 바람을 지니고 계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저도 같은 바람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도원님이나 류해욱 신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고도원님이나 류해욱 신부, 아니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활하신 그분이 주시는 힘으로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것이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메시지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샘솟는 우물이 되어 주셨기에 우리는 그 샘솟는 물을 나누면 됩니다.

 

     나누면 나눌 수로 맑은 물이 샘솟을 것입니다.

     나누기 위해서 우리도 늘 그분이 주신 우물에 가서 오래 머물면서 그 시원한 물을 마셔야겠지요.


                       사람이 누구에게 오래 머물다 가면

                       메울 수 없는 우물이 생기는가 보네.

                            그 우물에선 맑은 물도 샘솟는가 보네

                             그곳에는 달이 뜨고, 향기도 찰랑찰랑하네


     우리 영혼의 우물을 깊이는 하나의 좋은 방법은 자주 절대 고독을 찾아 그분 안에 오래 머무는 일입니다.

     이 바이칼 명상 여행도 여러분의 영혼의 우물을 깊이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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