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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3일 야곱의 우물- 루카 15, 1-3.11-32 묵상/ 누가 잃어버린 아들인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3 조회수408 추천수8 반대(0) 신고
누가 잃어버린 아들인가?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 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루카 15,1-­3.11-­32)
 
 
 
 
◆여행길에 우연히 35년 동안 냉담 중이라는 수산나 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영세 후 믿음의 뿌리가 내리기도 전에 완고한 불교 집안으로 출가했다. 수산나 씨는 자녀를 위해 열심히 그리고 한결같이 불공을 드리는 시어머니의 신앙 앞에서 감히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 중 다행인 것은 며느리에게 절에 다니라는 강요는 안 하셨으므로 언젠가는 기회가 오리라 생각하며 지낸 것이 어느덧 35년이 된 것이다.
 
수산나 씨의 하루 생활은 감사로 시작한다. 다시 만난 아침이 고맙고, 물 한 방울이 너무 소중해 수도꼭지를 콸콸 틀 수도 넘치게 쓸 수도 없단다. 쌀 한 톨이 귀하고, 자신의 수고를 대신해 주는 청소기·세탁기도 그저 소중하고 고마울 뿐이다. 무심코 피어 있는 들꽃도 자신에게 행복을 주기 위함이라고 받아들이는 그녀는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이 자신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여긴다.
 
그녀의 이 고마움과 감사는 마음 저 밑바닥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깊은 찬미요 찬양이다. 있는 그대로 감사하는 그녀는 참으로 수수하다. 보석도 명품도 갖고 있지 않다.
 
아무 꾸밈 없이 자신의 얘기를 하는 수산나 씨를 보면서 나는 하느님을 만난다. 그리고 반성한다. ‘나는 과연 얼마나 감사하고 살았는가?’ 그녀의 온몸으로 드리는 감사를 보며 누가 그녀에게 아버지의 집을 떠나 방황하는 자녀라고 할 수 있을까?
 
여행길에서 35년 냉담자라고 감히 그녀를 설득해 되돌아오게 하려 했던 자신이 얼마나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나 자신이 잃어버린 그분의 자식인 것을….
윤미경(평화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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